사전에 이 영화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매우 평이 좋은 영화라는 정도는 알았기에 볼 마음이 생긴 것.

처음에는 평화로운 자연과 행복해 보이는 평범한 가족이 보여 뭔가 힐링하는 내용인가 했다. 처음에는...

다만 쨍한 색감은 좋아보였으나 그럼에도 일부러 어둡게 조정한건 이 영화가 호러물인가라는 생각이 들 무렵.

인간을 태우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구조를 설계하는 미친놈들인데 무슨 사업 설명하듯이 이야기 한다.

이것들이 사람들인가 싶었다. 이 영화는 힐링을 위한 영화는 분명 아니다. 그렇다고 치유물도 아니고. 

저 동네는 '아우슈비츠'였다.

영화는 시종일관 저 벽 너머는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평화로운 일상의 정원과 주택에서 바라보는 관점만 제시하고. 그리고 무슨 이유인지 모를(물론 우리는 알지만) 굴뚝에서 나오는 시커먼 연기들만 보여준다. 더불어 저 멀리 어디선가 계속 들려오는 총성과 비명 같은 어떤 소음들. 영화 내내 줄곧 깔리는 배경 소음 같은 것이지만, 역시 이를 화면으로 지켜보는 우리는 무엇인지 알지만, 스크린 속의 그들은 무감각 것인지 상관하지 않고 그들의 삶을 누리며 살아간다.

소장이 평화롭게 낚시를 즐기는데 상류로부터 뭔가가 내려온다.
역시 우리는 저 뿌연 것이 무엇인지 안다. 그리고 저 소장은 화들짝 놀란다. 그리고...
그리고 지 새끼들은 걱정되는지 물놀이하는 자식들을 그 무언가로부터 피하도록 하는 눈물겨운 부정(父情).

그렇지. 모를 리 없고 다 알고 있다. 심지어 수용소장의 아내는 폴란드인 하녀에게 일 똑바로 안하면 쥐도 새도 모르게 벽 너머 저들처럼 재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고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한다. 아이들도 다 알고 있다. 그냥 모르는 척할 뿐이고 그냥 그게 당연한 것이고 일상인 것처럼 살아가고 있다. 관심의 영역 밖이 되어버린 것이지. 사람이 죽고 특히 그중에는 아이들 본인들과 같은 나이의 소년, 소녀, 아기들이 있었는데도 말이다. 그냥 풀장 만들어놓고 즐겁게 일광욕하며 한가로이 살아가고 있다. 소장 부인이라는 것은 심지어 소장인 남편이 전출가게 되지만 그간 그들이 꾸려놓은 주택이며 정원 등이 아쉬워 남겠다고까지 한다. 불과 몇 미터 벽 너머의 세게는 전혀 그들의 관심 밖이다.

그제야 제목이 이해가 됐다. 그리고 우리는 그 소장 역할의 또 다른 실재 인물도 안다.

아돌프 아이히만.

 

아돌프 아이히만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오토 아돌프 아이히만[a](독일어: Otto Adolf Eichmann, 독일어 발음: [ˈɔtoː ˈʔaːdɔlf ˈʔaɪçman]; 1906년 3월 19일 ~ 1962년 6월 1일[b])은 독일인이자 오스트리아인으로,

ko.wikipedia.org

처음엔 이 인간인가 했더니 영화 속 인물은 다른 인간이며 배역 이름과 같다.

'악의 평범성'이라는 문구를 세상에 소개한 '한나 아렌트'가 아이히만에 대해 저술한 책도 있었고, 또 그와 관련한 영화도 있었다. 그래, 그럴 수도 있었겠다는 피상적인 이해를 넘어서 'Zone of Interest'는 그들만의 평화로운 일상의 모습을 그들의 어깨 너머로 체험 아닌 체험을 하며 대체 그 악마 같은 저들은 뭐였던가라는 물음에 답해주는 것 같다.

그런데 말이다. 저들의 이야기는 21세기 현재도 계속 되고 있으니 마음이 복잡하다. 특히 그 당시 피해 당사자였던 이스라엘 유대인들이 지금 가자 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짓들을 보자면 과연 절대악이라는 말은 사치고 우리 모두가 원래 악마가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든다. 멀리 갈 것도 없이 2025년 우리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일들도 마찬가지다. 한 술 더 떠 태평양 건너 천조국이라 불리는 그 동네도 마찬가지. 당장 나의 삶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 같아서 안심인가? 다음 세대인 나의 자녀들 그리고 그 이후의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마음이 조급해지기도 한다. 무엇을 해야, 아니면 어디서부터 뜯어고쳐야 제대로 된 세상이 될까? 아니 그 제대로 된 삶이라는 건 대체 뭔가라는 근원적인 질문까지도 해보지만 범인이 뭘 알 수 있나라는 자조만 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대단한 가해자였던 독일인들은 전후에 큰 시련은 겪었다. 그럼에도 그들의 조상이 벌여놓은 짓들로도 벌어먹을 게 있는 게 보이는 것 같아서 참 아이러니 하다. 수용소를 보존하고 박물관으로, 그리고 그걸 유지하고 관리하면서 소득도 챙기고. 참 잘 되는 동네는 뭘 해도 잘 되는 것 같아서 말이다. 내 시각이 너무 비뚤어져만 가는 것 같아서 뒷맛이 씁슬하네...

독일인들답게 군더더기 없이 요란하지 않게 보존 관리는 참 잘한다. 그리고 일자리 창출도 하고...

 

길고 빛나는 강 - 10점
리즈 무어 지음, 이나경 옮김/황금시간

 


미국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담은 범죄 스릴러

여러 범죄 스릴러를 읽어봤지만, 여성의 시각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특히 마약을 중심 소재로 한 작품에서는 더욱 그렇다. 대부분의 경우 여성은 피해자이거나 범죄의 굴레에 갇힌 인물로 그려지고, 이를 해결하는 역할은 남성 형사, 경찰, 또는 탐정이 맡기 마련이었다.

이번에 읽은 책은 현재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펜타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특히, 미국 내에서도 마약 문제가 가장 심각한 지역으로 꼽히는 필라델피아, 켄싱턴을 배경으로 한다. 참고로, 이 지역의 실상을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영상을 함께 소개한다. (참고 영상)

이 책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천한 작품으로도 화제가 되었다. 단순히 재미만을 이유로 추천한 것은 아닐 것이다. 책을 읽다 보면, 현재 미국 사회가 직면한 수많은 문제가 한데 얽혀 있음을 느낀다. 마약, 매춘, 폭력, 가정의 해체, 교육시스템의 붕괴그리고 경찰 조직 내 부정부패까지—이 모든 요소가 미국 사회의 내부적 부패와 붕괴를 상징하는 듯했다.

읽는 내내 들었던 생각은 “미국에도 더 이상 어른이 없다”는 것이었다. 어른이 없다는 표현보다는, 어른들조차 생존하기 바빠 다음 세대를 돌볼 여력이 없는 현실이라고 해야 할까. 그런 상황에서 마약, 이혼, 폭력, 그리고 부정부패가 서로 뒤엉켜 사회를 더욱 깊이 병들게 만든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결국 정치인들의 몫이겠지만, 시민들의 관심을 환기하기 위해 오바마 전 대통령이 이 책을 추천했을지도 모르겠다.

소설은 후반부로 갈수록 희망과 절망을 오가며 반전의 연속을 보여준다. 하지만 결국 범죄 스릴러가 주는 카타르시스를 위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수렴해 나간다. 다만, 주인공이 겪는 다양한 감정과 심리적 변화가 너무나도 생생하게 그려져 있어, “작가가 직접 경험한 이야기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작 저자는 유복한 환경에서 자라 명문대를 졸업하고 집필 활동을 이어온 인물인데, 어떻게 이렇게 결핍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의 심리를 깊이 있게 묘사할 수 있었을까?

그렇기에 이 책은 더욱 뛰어나다. 서술 방식은 단순하면서도 기존의 범죄 소설과 차별화되어 있으며, 덕분에 읽기 쉽고 몰입하기 좋은 작품이었다.

 

 

https://www.imdb.com/video/vi944621081/?ref_=ext_shr_lnk

처음에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같은 영화인줄 알았다. 그러면서 이런데 어떻게 아카데미가 상을 줬나 싶었다. 대체 뭔가 싶었는데 역시 거장의 작품은 일반인의 머리로 짐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 Anora - Official Trailer 2

Watch Trailer | 1:53

www.imdb.com

 

이하는 chatGPT가 뉴욕타임즈의 기사를 요약해 준 내용인데 잘 정리한 것 같다.


🎬 영화 『아노라』의 개요

 

션 베이커(Sean Baker) 감독의 신작 영화 『아노라』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클리셰를 새롭게 해석해 진정한 의미의 ‘스타 탄생’을 증명하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특히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Palme d’Or)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습니다.

 

영화는 뉴욕 맨해튼에서 스트리퍼 겸 에스코트로 일하는 아노라(애칭 애니)를 주인공으로 합니다. 러시아계 부유한 청년 이반(애칭 바냐)을 만나 펼쳐지는 사랑, 코미디, 비극이 섞인 이야기를 다룹니다.

 


🎬 영화의 핵심 포인트 분석

 

① 스타 탄생의 순간: 마이키 매디슨(Mikey Madison)

 마이키 매디슨은 이미 쿠엔틴 타란티노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 여러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줬지만, 「아노라」에서 그녀는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연기를 선보입니다.

 그녀는 이번 영화에서 로맨스, 희극적 슬랩스틱, 심오한 내면 연기뿐 아니라 춤과 액션까지 다양한 연기 스펙트럼을 성공적으로 소화하며 관객을 압도합니다.

 

② 감독 션 베이커(Sean Baker)의 진일보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사회 변두리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뤄왔던 션 베이커 감독은 『아노라』를 통해 더 성숙하고 세련된 연출력을 보여줍니다.

 그의 영화는 늘 소외된 계층의 삶을 묘사했지만, 『아노라』는 특히 현대판 『귀여운 여인(Pretty Woman)』과 같은 로맨스 요소를 가미해 더 대중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 영화의 구성 및 줄거리 특징

 

『아노라』는 총 3막 구조로 나뉘어 있으며 각 막마다 뚜렷하게 다른 장르의 성격을 갖추고 있습니다.

 1막: 동화적 로맨스

아노라(Ani)가 뉴욕에서 러시아계 부유한 클라이언트 바냐(이반)를 만나 관계가 발전하며 낭만적인 요소가 강조됩니다.

 2막: 긴장감 넘치는 스크루볼 코미디

두 주인공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뉴욕 브루클린 지역을 배경으로 빠르게 전개되는 소동과 혼란스러운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실제 뉴욕의 겨울을 무대로 독특한 분위기를 표현합니다.

 3막: 현실적이고 비극적 전환

마지막 막에서는 다시 진지하고 깊이 있는 분위기로 돌아와 인간적이고 심리적인 갈등을 다룹니다. 로맨스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비극적이면서도 감성적으로 그려냅니다.

 

이 세 장르의 전환이 자연스럽고 매끄럽게 이어지면서 관객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 영화가 주는 메시지와 사회적 통찰

 

영화는 얼핏 보기엔 화려한 슈퍼리치의 세계와 자극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본질적으로는 미국 사회의 불평등과 ‘아메리칸 드림’의 한계를 지적합니다.

 특히 주인공 아노라를 통해 돈에 의해 평가받고 이용당하는 삶에 익숙한 여성이 처음으로 진정한 관심과 ‘인정받는 경험’을 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 본연의 존재감을 탐구합니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소재 뒤편에 숨겨진 인물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포착해 인간의 내면을 관찰하는 영화적 깊이가 돋보입니다.

 


🎞️ 종합적인 평가 및 전망

 

『아노라』는 단지 화려한 로맨스 영화가 아니라 사회적 편견과 인간성을 탐구하는 섬세한 현대적 우화입니다. 감독 션 베이커의 진일보한 연출력과 마이키 매디슨의 압도적인 연기력이 돋보이며, 관객에게 기존 슈퍼스타 영화 이상의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한 배우나 감독의 스타 탄생을 알리는 작품을 넘어서, 미국 사회의 복잡한 현실과 꿈의 경계를 심도 있게 묘사하는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상! 분석 끝.

올해 본 영화 중에 가장 강렬한 영상을(?) 제공했다. 그래서 가족이랑 같이 가서 보라는 또는 같은 공간에서 보라는 이야기는 차마 못하겠다만 여하튼 영화는 중반 이후 넘어가면서 플로리다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러시아와 아르메니아를 들먹이며 개네 나라는 여전히 신분, 계급 사회를 미개하다 하는 것 같으나, 하긴 요즘 미국애들 정서가 그러하긴 한데 그런 이야기하려고 하는 것은 당연히 아닐 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점점 강화되는 아나 이미 그 한계를 넘어서버린 것 같은 양극화 또는 부의 극집중으로 인해 이제는 신데렐라나 개천에 용 나는 그런 세상은 없다고 하는 것인지. 그래서 보이지만 넘을 수 없는 유리천장 같은 사회에서 천한 니들끼리 행복(?)하게 살아라는 명령 아닌 명령인 것인지.

한 여름밤의 꿈같은 며칠을 보낸 여주를 통해 그나마 맛만 봐라는 것 같은 느낌. 당연히 션 베이커 감독이 그분들의 입장에서 만든 영화는 당연히 아닐 터이니 그런 느낌을 되새기다 보면 마음속이 쓰려진 안타까움만 더해짐. 대체 세상이 어디로 가는 것인가.

카페나 사람 많은 곳 가면 일부러 헤드폰을 쓴다. 하지만 여기서는 그럴 수가 없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정겨운 억양 때문이다. 귀를 쫑긋하고 귀기울이게 된다. 내용이 뭐든간에.

여기를 떠나지 않고 계속 살았다면 나도 저 무리들 가운데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어쩌면 그랬기 때문에 저런 모습들, 소리들에 의미 부여가 되는 것도 있겠지만.

물론 그런 것을 모르고 그냥 살아갈 수 있는게 더 행복하고 좋은 것이겠다.

송정역 시장인데 과거에는 늘 북적이던 곳이었던 기억
예전에 광산구의 메인스트리트였지만, 이제는 구도심의 한 이면도로일 뿐.
에전 살던 집을 멀리서 땡겨 봄. 월래 주변이 논밭이었던 곳인데 상전벽해
낮에 가본 송정역시장 반대편 입구. 거리의 윤곽은 예전 그대로. 물론 입구에 저런 간판은 있지도 않았지만.
이 광경을 보고 싶어서 간 것 아닐까
예전에는 그냥 돌산이라 불리웠던 곳인데 이제는 송정공원이라고
이런 골목길이 내 등굣길, 기억을 찾아 한참을 헤매면서 찾아낸 길.

 

https://github.com/vhanla/winxcorners?tab=readme-ov-file

 

GitHub - vhanla/winxcorners: Hot corners for Windows 10 & 11

Hot corners for Windows 10 & 11. Contribute to vhanla/winxcorners development by creating an account on GitHub.

github.com

상단 링크로 깃허브 접속 후에 아래 캡처한 것처럼 파일을 다운로드합니다.

다운로드한 파일은 압축을 해제한 후 다음과 같은 파일을 실행합니다.

실행하면 윈도우에서 인증되지 않은 프로그램이네 어쩌네 할 텐데 그거 실행하는 걸로 하시면 트레이에 등록됩니다.

해당 아이콘을 클릭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뜨는데 제 경우는 저렇게 설정하고 사용합니다. 

즉 마우스를 우측 하단 모서리로 이동하면 전체 화면이 뜨게 되는 거죠.

맥처럼 부드럽지는 않아도 기능을 활용할 수 있어서 그간 불편함에서 해방되니 너무 좋습니다.

 

정지아 작가를 알게 됐다. 빨치산, 빨갱이의 딸.
지내온 세월의 무게가 엄청났을 것 같은데 정작 소설에서는 깃털처럼 가볍다.
20대의 작품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지천명의 시기인 50대가 되니 세상을 달관하기라도 한 것일까. 물론 책을 탈고하는 세월이 만만치는 않았겠지만.
유물론자, 사회주의자인 아버지와 어머니를 둔 저자가 그분들의 삶을 세월을 통해 그리고 아버지의 장례식을 통해 이해하고 화해하는 내용. 이념적으로 바라볼 수도 있지만, 세상 일이라는게 이념만으로 획일화할 수도 없고, 그 마저도 사람이 하는 일이니 그래서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이었다. 특히 유년시절 아버지와의 감정적 교류의 여러 지점들은 나의 어렸을 적 아버지, 어머니와의 기억들을 소환했다.
모든 것이 사람이 하는 것이고 그래서 불완전한 존재인 인간들이 만들어가는 수많은 우연들로 만들어진 인연들이 우리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는 책이었다.

이선균을 보내고 나니 이 드라마가 너무 보고 싶어졌다. 묵직한 중저음의 그가 왜 이리도 안타깝게 느껴지는 걸까 싶어서.

드라마도 그가 최근에 겪은 일들의 총합인 듯 인생의 무게를 혼자서 짊어지고 가는 40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드라마 종반에 가까이 와서인가, 해외에 유학 중인 아들을 보러 아내가 없는 거실에서 혼자 있다 감정에 북받쳐 우는 모습에서는 왜 저러는지 그냥 공감이 되는 장면이 있었다. 뭔지 모를 인생의 버거움과 외로움이었니 않을까?

인간은 사회를 벋어나서 살아갈 수 없다고 하고 그래서 공동체가 필요하다지만 결국 삶의 본질적인 문제는 인간 개인 스스로의 몫이다. 그러기에 누구도 그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거나 대신 저줄 수 없다. 결국 스스로가 그걸 헤쳐나가고 극복하는 수밖에 답이 없다. 물론 도움은 받을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는 내내 ‘박동훈’이라는 인물이 부모, 형제, 아내, 동료, 선배, 후배 등등 수많은 인연들로 둘러싸여 있었음에도 계속 마음 속에 뜻 모를 짐들이 자리 잡고 있었고 그로 인해 힘들어했음에 많이 공감이 갔다.

인간은 외로운 존재다. 같은 인간끼리는 그 외로움을 본질적으로 없앨 수는 없다. 결국 전혀 다른 존재의 개입만이 답이지 않을까. 하나님만이, 예수님만이.

그래서 이선균의 자살은 참 안타깝고 아쉽다. 드라마에서처럼 ‘아무 것도 아니야’라고 누군가 얘기해 주었다면.

그런 지점에서 대체 교회는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일까? 같은 편이 되어주지는 못할 망정, 외면하고 정죄하기에 급급한 현실을 보자니 말이다. 아마 앞에서는 아니라도 저 멀리서 뒷짐 지고 혀나 끌끌 차고 있지 않았을까?

 

My Mister (2018) on IMDb

#나의아저씨 #이선균 #존재 #인생 #삶

 

아랍, 그곳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다 - 10점
팀 매킨토시-스미스 지음, 마틴 요먼 그림, 신해경 옮김/봄날의책

 

“저자는 이슬람 여행자들의 수호성인인 알-카디르와 영국의 수호성인인 성 조지가 같은 인물이라는 걸 깨달았고, 무슬림인 이바가 들어가지 못했던 하기아 소피아 성당 내부를 이바를 대신해 돌아본다. 그리고 그곳에서 이슬람과 그리스도교의 상징, 이슬람의 추상화된 하나님과 그리스도교의 인간화된 하나님 형상이 나란히 걸린 것을 발견한다.

성인들의 무덤을 찾으며 작은 기적을 입기도 했던 이집트는 격렬한 아랍의 봄을 앓으며 무바라크를 축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처음으로 국민들이 뽑은 대통령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되어 지금 사형집행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 바바를 만나 세마의 감동을 맛보았던 터키는 최근에 수도 앙카라에서 일어난 대규모 폭탄테러를 포함하여 곳곳에서 폭탄테러가 벌어지고 있다. 글자 그대로 이름이 없는 '익명' 호텔에서 보드카에 취해 춤을 추었던 크림자치공화국은 우크라이나와 결별하고 러시아에 병합되어 새로운 냉전체제의 도화선이 되었다.

~

그리고 시리아. 천 년 묵은 수차가 돌고, 지옥 위에 산상 노인의 성채가 펼쳐졌던 그곳은 벌써 4년 반이 넘도록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연일 공습이 계속되고 정부군과 반군, 수천 년 된 유적들을 여봐란 듯이 파괴해버리는 IS가 날뛰는 그 땅에서 벌써 25만 명이 숨을 거두었고 인구의 반이 난민이 되었다. 전 세계 국가들이 국경을 닫아걸고 있다. 어쩌면 수많은 사람들이 벌써 마음을 닫아걸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환대가 없는 시대를 살아가야 할 처지에 놓였다.

그곳의 사람들은 아직 14세기의 마음을 지니고 있다. 저자는 탕헤르의 택시 운전사에게서 축복을 받았고, 이집트 사막 한가운데에서 만난 여인들에게서 포용을 얻었으며, 함께 탐험에 나서준 영민한 터키 소년에게서 우정을 구했다.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 그중에서도 이바 시대의 파편을 가슴속에 지닌 사람들이야말로 저자가 찾고자 했던 이바의 환생, 가뭇없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공존과 조화의 시대를 붙잡아줄 마지막 희망일 것이다.” <옮긴이의 후기 중>

책 제목이 원어 제목과 다른 점이 다분히 의도적이기는 하지만 이 책의 숨겨진 의도(라기 보다는 의도하지 않은)아닐까 싶다.
요즘 나라와 나라, 종교와 전쟁, 민족과 민족, 지역과 지역 간 크고 작은 분쟁과 전쟁이 여기저기서 보인다. 저 위 정치적인, 저 아래 개인 대 개인 간의 다툼이나 이견으로 시작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까이서 터 놓고 지내보면 결국 아무것도 아닌 일일 수도 있는데 안타깝다. 거창하게 대의, 명분, 정의를 부르짖다가 결국 원래의 의도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내놓게 된다. 물론 모든 경우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대다수는 알고보니 어이없는 것으로 시작되는 수가 있다는 것.

아무튼 이 책 읽는 내내 어려운 점이 하나 있었는데 지명이며 인물 이름이여 대다수 '[알(al)'이 붙다보니 혼란스러웠다. 그 지역의 특성이니 감수할 사항이긴 하다. 게다가 저자는 동일한 이름의 반복을 꽤 피하고자 한 듯 해서 방금 지목한 사람의 이름이 곧 다른 별칭으로 바꿔버리다보니 글 읽는 내내 무슨 미로 속에서 길 찾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그럼에도 요즘같은 코로나 시국에 북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아라비아 반도, 레반테 지역, 아나톨리아, 마지막으로 요즘 가장 핫한 크림반도를 대신 다녀올 수 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다. 좀 더 재미있게 보려면 구글어스같은 맵 어플 옆에 끼고 해당 지역의 사진과 지형을 참고하면 너무 좋다. 14세기의 이바가 이십년 넘게 저 지역들을 다녔다면 21세기의 저자는 비행기와 차량을 통해 짧은 기간에 추적했다. 그렇다면 2022년을 살고 있는 우리는 스마트기기까지 더해서 그냥 앉은 채로 그 지역을 찾아가 볼 수도 있다. 다만 여지껏 배경지식을 알 수 없어 헤맬 수밖에 없었다면 이 기회에 저자를 믿고 따라가보면 재택여행이 충분하리라 본다.

 

 

첫 번째 사례.

내가 쓰던 에어팟 프로는 2019년 발표 직후 구매한 제품. 2년 넘게 쓴데다 구매 당시에 애플케어 가입 안 한 제품.

몇 개월 전부터 왼쪽 유닛에서 잡음이 들려오던 중, 오른쪽 유닛까지 잡음 발생 하더니 도저히 정상적으로는 들어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보증기간은 한참 전에 지난데다 애플케어도 적용 안되어서 그냥 버려야하나 하고 고민하던 중 클리앙에서 무상 교체 가능하다는 글이 있어 바로 실행.

애플 홈페이지 들어가서 예약을 했다. 이번에는 애플 여의도를 가보기로 했다. 새로 생긴 곳이기도 하지만 가로수길에 비해 주차에 강점이 있어서다. 예약 당일 애플 매장에 가니 코로나 시국임에도 역시나 사람들의 줄은 여전하다. 물론 예약을 했으므로 시간에 맞춰 입장. 

지니어스가 와서 증상에 대해 듣고 테스트를 위해 가져가면서 좀 기다려 달란다. 기다리면서 제품들 구경도 하시라는 말과 함께. 데스크에 에어팟 맥스가 있길래 바로 머리에 장착해봤는데... 음질이고 뭐고 간에 머리에 안 맞다. 다행이면서도 슬프기도 하고. 어차피  B&W PX7에 매우 만족하고 있는지라 굳이 아쉬울 필요도 없었지만.

20여분 지나 지니어스가 와서 매우 기쁜 소식이라며 무상 교체 한단다. 역시! 이번에도 무상교체(이전 글 참조). ㅎㅎㅎㅎ 

무상교체를 하더라도 양쪽 유닛만 교체하고 충전케이스는 그대로 써야하기 때문에 페어링을 전 펌웨어 업데이트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주의사항 전달. 돌아오는 길 운전 중에 미리 충전, 집에 와서 페어링 하니 바로 사용 가능하다. 예전처럼 업계 최고수준의 노이즈캔슬링. 그런데 이전 제품에 비해 베이스가 약해진 느낌이다. 풍성한 저음에서 조금 단단해졌지만 음량이 작아진 베이스랄까. 약간 아쉽기는 했지만 어차피 외부 소음이 차단된 상태에서 베이스이므로 음원 청취 시에는 별 영햠 없다. 곡이 약간 재미가 없어질 뿐.

 

두 번째 사례.

이번에는 둘째 아들이 쓰는 에어팟 프로. 2021년에 구매한 제품이다. 이 경우에는 갑자기 한쪽 유닛이 그냥 안 들렸다. 그냥 갑자기. 별별 방법을 다 써봐도 회복 불능. 

당연히 수리 예약을 했다. 다만 이 경우는 무상여부는 확인 할 수 없어 유상처리라도 해야 한다는 각오(?)로 아이와 함께 여의도로 향했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애플스토어는 사람으로 북적인다. 코로나와는 전혀 무관한 동네인가? 물론 다들 마스크는 착용 했지만서도.

지니어스가 와서 증상을 들은 후 제품을 가져가 테스트 한 후 결과를 알려주겠다고 했다. 그 사이 아이도 나도 제품 몇가지 보고. 잠깐 시간이 지난 후 지니어스가 지난번처럼 기쁜 소식으로 돌아왔다. 무상교체. 이번에는 고장 난 유닛 1개만 교체. 

역시 페어링 절차 전 충분히 충전하고 페어링. 일은 잘 끝났다.

 

두 번의 사례 중 첫 번 째는 초기 출시 제품에서 자주 발생하는 건인가보다. 혹시 이 글을 보시고 그런 증상 있으신 분은 바로 애플에 문의해서 무상교체의 기쁨을 나누시고, 후자의 경우도 기간만 적당하다면, 그리고 내용을 봐도 사용자의 과실이 입증되지 않아 무상교체는 충분할 듯 하다. 

이상 에어팟 프로 2개 무상교체한 후기. 끝. 

최적화가 안돼서 쓸 만한 게임이 없는 거다. 

최근에 스팀에서도 맥 지원 게임이 늘기는 했는데 정작 실행 해 보면 윈도우에 비해서 뭔가 버벅거린다거나 아니면.... 아무튼 2프로도 아니고 10프로 이상 부족한 느낌. 간단한 게임조차도 조금 실행하면 팬 돌고(인텔맥 기준, 물론 인텔이라 그런것보다도 다른 앱들 돌릴 때는 조용한 녀석이 게임만 실행하면 난리)

이번에 울트라, 스튜디오 나오면서 Metal에 대한 언급도 나오나 했는데 아마도 이건 다음 WWDC나 내년 되어서야 무언가 나오지 않을까 싶기는 함. 사실 저 메탈에 대해서는 수 년 전부터 기대해왔는데 계속 기대 이하의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칩셋의 통합으로 어느 정도 분위기는 익은 게 아닌가 싶다. 

애플이 게임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알겠는데 애들 스타일 상 여러 조합이 제대로 갖춰지고 나서야 움직이는 매우 보수적인 집단이라 좀 시간이 걸릴 듯. 물론 다이렉트엑스와 CUDA로 대표하는 pc 시장의 벽을 과연 넘어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지만, 애플이라면...

 

두 부류일 듯 하다.
1. 군대는 다녀왔는데 전쟁하고 싶어 발정난 놈 들.
2. 그리고 군대는 간 적 없지만 지들 보기에 못마땅해 보이는 이들.

청와대 청원글에 우크라이나 침공 어쩌고 하면서 군에 간 자식들 휴대폰을 몰수해야 한다나.
미친 놈들. 그것 때문에 군내 병영사고가 얼마나 줄었는데.
군대 기강이 헤이해졌느니 어쩌니 하면서 기껏 생각해냈다는 것이 휴대폰 반입 금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윗대가리들이 일만 똑바로 하면 장병들이 휴대폰을 들여다보던, LOL 쳐하고 있던 문제 될 게 아니다. 어차피 군대는 위에서 수직으로 명령 내려오는 곳이니 시키면 할테고, 전쟁터 나가서 싸우라면 싸워야 한다. 그런데 관리자들이 저 할일 똑바로 안하고 군납비리나 저지르고, 병영환경 엉망으로 해놓고 휴대폰만 뺏어가면 임무수행이 제대로 된다던?

군대는 사기다. 사기를 진작시키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을거다. 그리고 그 방법은 그 시대의 흐름에 맞춰 가는 것도 있을 테고. 군대 첫 입대해서 몇 주 또는 몇 개월 세상과 단절돼서 지내 본 이들은 다들 알 거다. 
분리된다는 것의 두려움. 
그건 연인 간의, 부모 형제와의, 지인들과의 관계 뿐만 아니라 매일 매일 변해가는 세상의 흐름으로부터 멀어져 간다는 공포다. 그걸 견디지 못하다보면 탈영하는 이들도 발생하고 심지어는...
그래서 휴대폰의 지급이 병사들에게 주는 긍정의 힘은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게 아니다.

정작 우크라이나에서도 예전의 전쟁과는 다르게 현장의 적나라한 영상이 전달되다보니 그런 측면에서는 안타까움이 크지만, 반면 마냥 밀릴거라고 여겼던 약자의 분투가 세상에 그대로 보여지면서 그들 스스로를 더 묶어주는 여지껏 경험해보지 못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그래서 일론 머스크가 스타링크를 우크라이나에 보낸다고 하지 않나.

분명 우리군에서 어쩌다보니 도입한 휴대폰 도입은 지금도 기대 이상의 효과지만 전장에서도 기존의 틀을 깨는 효과를 줄 거다. 그런데 휴대폰을 뻇으라고? 미친 새끼들. 전쟁하고 싶어 발정난 개새*들. 저들은 정작 일 터지면 가장 먼저 벙커로 아니 물건너 지들 조국으로 도망갈 놈들일 듯 하다.

큰 아이도 몇 년 뒤면 군대가게 될 텐데 스마트폰 하나가 자녀와 부모에게 주는 위로와 안도감은 겪기도 전이지만 벌써 체감된다.
헌법에 대한민국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지게 되어있다. 아들들이 조국의 영토를 지키러 가는 거지 무슨 수도승 되러 가는거는 아니잖는가? 
맨 앞에 말했던 휴대폰 뺏자는 놈들, 지 아들들은 군대를 보냈을까? 물론 보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대다수의 국민이 그 인간들의 생각과 다른데 왜 지 생각이 옳다고만 주장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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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천피스 또는 만피스 퍼즐 같다.
결과물을 보면서 퍼즐을 풀면 쉽게 풀어갈 수 있다.
그런데 결과물을 알 수 없다면?
미노타우루스의 미궁처럼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할 테고, 그럼에도 결과물을 얻는 것은 쉽지 않다.
태생부터 정답을 알고 있는 인생이라면 퍼즐 맞추 듯이 쉽게 조합해 나간다. 그런데 주변에 어떠한 도움도, 또는 변변한 조력을 받을 수 없는 경우라면 후자와 같다.
그래도 노력 여하에 따라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한다면 결국에는 그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두 개의 인생이 만났다. 그래서 그 퍼즐을 풀어가고자 한다.
두 명이 머리를 맞대 풀어가니 그나마 서로에게 도움이 될 지도.
그런데 서로의 퍼즐이 다른 퍼즐이었다면?
아무리 맞춰봐도 결과는 나올 수 없다.
비슷한 조각들은 있을 수 있다. 모양이 비슷한데 그 조각의 그림이 다르다. 
아무튼 결과는 나올 수 없다.

결혼이 그런 것 아닌가 싶다.
성격이 달라도, 살아가는 방법이 달라도, 방향이 같으면 그 결혼은 지속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결혼을 유지하는 요소에 대한 의견이 각각 다를 수는 있겠지만 퍼즐처럼 서로 다른 조각을 가지고 합치려고 한다면 아무리 노력해도 그 끝을 볼 수 없을 것 같다. 
사전에 서로 다른 퍼즐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시작도 안했거나 대안을 마련했을 수도 있었을테다. 그마저도 제3자의 확인이 아니고서는 두 개인지 알 길이 없다.
왜 우리는 안 맞는 거지라는 의문표와 힘겨운 노력만을 계속 기울일 뿐 해결은 할 수 없다.

흠.... 이 글을 끄적이는 내 상황이 그러한가보다.
이십년 넘은 결혼생활. 누군가에게는 겉보기에 그럭저럭 좋아보이기도 한 모양이겠지만 정작 그 안의 혼돈과 괴로움을 어떻게 알까?
분명 서로 다른 퍼즐을 들고 결과물을 내려고 하는 상황인 듯 하다. 우리 부부는. 결국...

교회가 이 지경이 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두 가지.
1. 신사참배에 대한 트라우마
일제강점시기에 신사에 대한 참배를 교회 대다수가 참여하면서 광복 이후 그 부끄러운 행위에 대한 교회의 잠재의식에 자리잡은 외상후 또는 이른바 트라우마.
이러다 보니 코로나 시국에서 방역을 위한 명단 제출 등을 거대권력에 대한 굴종으로 보고 처벌을 불사하며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저 기저의식에 깔려있는 신사참배라는 트라우마 때문 아닐까? 현 정부를 적그리스도, 악의 세력으로 인식하는 상당수의 교회라면 더더욱.
2. 목사 양산 시대
그럼 이런 어처구니 없는 잘못된 인식에 대해 그것도 일반 교인들까지 이런 비상식적인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교회의 유일한 해결책은 이끄는 목사의 능력인데, 글쎼다. 질과 양 중에서 양만을 중시하여 능력과 자질이 수준 이하인 아니, 당초에는 멀쩡했을지라도 최종 결과물은 왜곡된 현실인식을 하는 목회자들이 양산됐다.
그런데 왜 꼭 목사만일까?
목사만이 하늘과 땅을 잇는 유일한 통로라는 구약시대 제사장의 권위를 신약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몰이해. 그래서 오로지 목사 만이 중요한, 평신도는 그냥 따라만 와라는 기이한 형태를 가진 한국만의 목회자 산업이 탄생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독일도 나치독일 시절 본 회퍼 목사같은 분 덕에 종전 후 그들의 신앙을 되짚어 보고 진정한 참회를 이끌어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그에 못지 않은 주기철 목사, 손양원 목사같은 분들이 있음에도 광복 이후 교회는 신사참배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 분들 이름을 들먹이는 것만으로 대충 넘어가고 이후 권력에 빌붙어 아니 권력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니 지금처럼 광복 이후 뿐만 아니라 수백~수천년간 누려온 기득권에 대한 시대적인 대변혁을 맞이하여 이들과 결탁하여 잘 지내온 교회의 핵심권력들이 움직였다고 여겨진다. 비록 개교회로 흩어져 있는 듯 하지만 같은 이해 가운데 그 들 밑에 깔려있는 수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중세 교황처럼 교시하고 세뇌하면서 이 지경에 이른 듯 하다.
'돈, 섹스, 권력'이라는 책이 90년대 초에 두란노서원에서 나와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교회에 대해 지적한 것이지만 결국 이 마저도 면피용으로 끝난 것 같다. 3종세트를 모두 획득한 채로 말이다.

맥북시리즈를 사용한지도 벌써 12~13년 되가는 듯 함.

처음에 화이트맥북(2008)을 쓰다가 1년 조금 지나, 유니바디 맥북프로(2009, 15), 그러다가 레티나 맥북프로(2012, 15), 그리고 현재 사용 중인 맥북프로(2017, 15 터치바)까지 매번 애플케어를 먹여줬다. 싼 비용도 아니어서 구매 비용의 10% 정도 되는 금액이라 보험이라 여기면서도 과연 얼마나 혜택을 볼까 싶었다.

물론 그 사이 맥세이프가 두 번인가 날아가서 무상교체한 적도 있고, 갑자기 정신을 잃은 맥북 프로를 허겁지겁 용산까지 가서 무상으로 되살려왔던 적도 있었다. 그렇더라도 큰 탈 없이 써온 터라 마지막 애플케어 구매 시에는 과연 이게 잘 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오랜 사용 경험에 보답인지 아니면 역으로 애플의 제품 QC에 문제가 생긴 건지는 몰라도 제대로 애플의 '케어'를 받았다.

이번 맥북프로는 영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usb-c 포트 4개 중 하나가 작동 불량이 됐다. 바로 고쳐볼까도 싶었지만 나머지 세개로도 충분히 잘 돌아가니까 애플케어 종료 때나 고쳐볼까 하고 그냥 두던 중, 애플케어 종료일 한 달 앞두고 간만에 애플 가로수길에 예약을 걸어뒀다. 사실 그 때만 해도 간단한 체크로 해결될 줄 알았는데 정작 당일 가서 지니어스가 진단을 내린 내용은 아래와 같이 처리됐다.

<1차 수리 결과 및 비용>

처음에는 I/O보드 교체만 하면 될 것 같다 하더니 귀찮았는지 아니면 확실한 처리를 위해서였는지 로직보드까지 통째로 바꿔주었다. 사실 3년 이상 쓰게 되서 하판 열어 먼지제거나 CPU 써멀그리스 같은 거 보완해줘야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한 번에 해결된 셈. 아무튼 비용도 애플케어 없었다면 99만원이었을 것이 무상처리됐다. 사실 99만원이면 애플이니 그런가싶지만 웬만한 중급 노트북 가격이다.

이때 지니어스가 했던 말이 있었다. 배터리가 82~4%를 오락가락 하는데 80% 미만이면 교체대상이니 애플케어 종료 전까지 막 굴려보라고 넌지시 팁을 줬다. 이런 멋지 지니어스같으니^^. 요리사가 싫어할 것 같은데 말이다. ㅎㅎㅎ 

아무튼 하루만의 수리 후 돌려받은 맥을 복원(로직보드를 교체하다보니 ssd까지 교체. 그래서 타임머신으로)하고 일주일 정도 정말 열심히 배터리 이용을 하고 있던 중, 문득 화면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화면에 푸른 멍같은게 보였다. 사실 예전부터 느꼈던 것이었지만 그 때는 맥오에스에서 구현한 창의 투명도 효과인줄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 왜 있잖은가? 바탕화면이 흐릿하게 배경처럼 보이는거. 진짜로 상당기간 그런거로만 여겨왔다가 복원과정 중에 회색화면에 나타난 이상한 모습이 복원 후 같은 자리에 그대로 색깔만 바뀐 채 나타나니 그 때서야 문제를 파악한 것.

애플 상담사와의 채팅을 통해 캡쳐화면과 아이폰으로 찍은 화면을 비교해가면서 결국 두번째 수리 예약. 지난 주에 다시 한 번 가로수길로 갔다. 애플스토어가 국내 들어온 이후로는 공인인증서비스센터는 패스다. 용산의 '대화'도 여지껏 잘 서비스받았지만 그래도 역시 믿을 것 직영뿐. 

아무튼 두 번째 방문 시 또 다른 지니어스가 이것 저것 돌려보더니 화면 교체해야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지난 번에는(불과 2 주 전) 안 걸렸던 배터리의 건강상태를 보면서 의아하다며 뭐라했다. 정확하게는 아니어도 지난 번 지니어스가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더라라는 말을 했다는 거 정도만 말해줬다. 그 후 지니어스는 상판, 액정, 배터리(하판, 키보드 포함)까지 모두 교체하면 비용이 꽤 나오지만 애플케어가 있으니 무상이라는 말과 함께 하루 정도 걸릴 거다라고 하면서 수거 완료. 내 앞선 예약자는 애플케어가 없던 지 아니면 기간 만료된 듯(맥북 2017 이전 세대이므로) 했는데 액정 문제로 교체해야하지만 비용이 일백만원 이상일 거라 하는 말에 고민하던 걸 봤다. 하여간 그렇게 해서 처리된 결과는 아래와 같음.

<2차 수리 결과 및 비용>

이렇게 해서 총 비용은 230여만원이었고 애플케어 적용으로 전액 무료처리됐다. 그냥 하판 덮개를 제외한 모든 게 교체됐다. 사람 몸이 몇년에 한 번 사이클로 모든 세포를 교체한다고 하더니 딱 그런 케이스인 것 같다.

하여간 여지껏 애플 제품 써오면서 애플케어의 덕을 톡톡히 아니 그 정도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혜택을 봤다. 그냥 윈도우 노트북 고급형 한대를 구입한 비용정도. 물론 현 세대 cpu도 gpu는 아니지만 새 제품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새로 쓰는 것이니 앞으로 몇 년 잘 사용해줘야겠음.

결론 : 애플 유저라면 애플케어 꼭 먹여주시길.

ps : 애플케어를 잘 적용했으니 고맙기는 한데 예전에는 별 탈없이 써왔던 맥북시리즈인데 최근 와서는 제품 자체의 문제가 있는 건가? 궁금해짐.

pc가 주류였던 세상에서는 화면에 가득찬 웹브라우저, 문서편집기를 보면서 작업을 하거나 글을 읽었다.

아이폰 바로 이전 아이팟터치를 만지면서 감탄사를 연발하면서도 드는 궁금점은 과연 저 작은 화면에 어떻게 정보들을 다 보여줄 것인가 였다. pc 또는 노트북이라면 많은 정보를 큰 화면에 한 번에 보여줄텐데 손바닥만한 작은 화면은 무리일테니 스마트폰도 결국은 pc나 맥북같은 플랫폼에 계속 종속될 거야라는 예측을 해봤다.

하지만 지금 세상이 어디 그런가? 모든 사람이 '스마트폰 좀비'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거의 모든 일상사를 스마트폰으로 처리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앞선 의문은 잊고 당연하게 여기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맥북프로를 열고 여지껏 즐겨 써오던 RSS 앱인 'REEDER' 크기를 조절하고 써보니 너무나도 읽기에 편해서 다시 그 생각이 떠올랐다.

여지껏 REEDER를 전체화면으로만 놓고 썼는데, 읽기에 산만한 느낌이 들어 화면 크기를 일부러 조절해봤다.

<REEDER, 전체화면>

그리고 너무나도 읽는 게 편안하다는 것에 깜짝 놀라게 됐다.

<REEDER, 창 모드 크기 조절 적용>

놀라웠다. 여지껏 큰 화면에 꽉찬 내용이 당연하고 그래야만 하는 걸로 여겼는데. 특히나 맥북이나 pc 처럼 대형화면을 별도로 사용할 경우에는 말이다. 아마도 큰 화면을 다 안채우는 것에 대해 '효율성'이 떨어진다거나 뭔가 허전함에 그랬던 것 같다. 아니면 스마트폰에 너무나도 적응이 되어 있다보니 이제는 사람의 인지체계가 스마트폰의 사이즈에서 제공하는 정보에 익숙해져서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시중에서 많이 보는 책들도 스마트폰같은 폭과 크기를 가진 사이즈로 나온다면 어떨까? 물론 스마트폰으로도 안보는 책을 종이책으로 일부러 볼 일은 없겠지만서도 책을 읽는 수고가 한결 덜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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