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그림자 1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 저/정동섭 역
1945년 여름, 스페인 내전 직후의 바르셀로나에 다니엘이란 이름을 가진 어린 소년이 아빠의 손에 이끌려 미명에서 깨어나는 도시의 거리를 걷고 있다. 어릴 적 엄마를 잃은 아들을 위로하기 위해 아빠는 '잊혀진 책들의 묘지'로 데려간다. 이곳의 기본 수칙은 첫 방문 시 자신만의 책 한 권을 얻을 수 있는 대신 아무에게도 그 사실을 누설할 수 없다는 점! 다니엘이 우연찮게 고른 책은 훌리안 카락스라는 자가 쓴 『바람의 그림자』이다. 후에 놀랍게도 다니엘은 훌리안의 모든 작품들을 불살라버리고 그의 흔적을 지워버리려는 검은 사내와 맞닥...
바람의 그림자 중.
La Sombra del Viento
- Carlos Ruiz Zafon
p.390
독서라는 예술은 서서히 죽어가고 있다고.
그것은 내밀한 의식이라고.
책은 우리가 이미 우리 안에 지니고 있는 것만을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독서할 때 우리는 정신과 영혼을 건다고.
위대한 독서가들은 날마다 더 드물어져가고 있다고.
p.401
머리와 가슴과 영혼이 있는 남자
자식의 말을 경청할 줄 알고, 자식을 이끌어주면서도 동시에 존중할 줄 아는 남자
하지만 자기 결점을 자식한테서 보상받으려 하지 않는 남자
자식이 그저 아버지라서 좋아해 주는 남자 말고 인간 됨됨이 때문에 존경하는 남자, 아이가 닮고 싶어하는 남자
바르셀로나
- 다니엘과 아버지의 서점 : 사나 아나 가(街)
- 클라라 : 레알 광장
- 오랜시간의 흐름에도 품위를 유지하는 : 아테네오
- 고독한 포르투니의 : 론다 데 산 안토니오
- 카탈루냐 광장
- 누리아의 집이 있는 : 산 펠리페 네리 광장
- 티비다보 애비뉴 : 32번가 근처와 전차와 석양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를 보고 있자면 언젠가 저곳에 꼭 가보고 싶다는 동경이 든다. 백색의 설원과 그 황량함을 느껴보고 싶기 때문에.
이번에 읽은 카를로스 루이스 샤폰의 ‘바람의 그림자’를 읽는 내내 바르셀로나의 그곳들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난다. 가보기는 커녕 영상으로만 접해본 곳인데도 읽는 내내 그곳을 거닐고 있다는 착각이 든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문자 그대로의 읽는다는 의미와는 달리 독자의 머리 속에서 각종 허구와 상상을 조합해 읽는 이만의 세계가 만들어지게 한다. 그래서 동일한 줄거리를 가짐에도 읽은 이에게 투영되는 세상은 모두 다른 색과 구조, 모양을 가지게 될 거다. 바르셀로나의 실재하는 지명과 거리는 등장인물들을 중심으로 읽은 이의 마음속에서 길위의 다양한 사람들과 움직이는 것들, 하늘, 바다, 소리들로 채워진다.
바르셀로나는 그러한 모든 것들이 채워지기 전의 하얀색의 도화지 같은 것. 그 어는 것도 그려지기 전의 날 것 그대로의 바르셀로나를 접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언젠가 가 볼 일이 있을 것으로 여기며.
등장인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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