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이 지경이 된 이유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개인적인 견해로는 두 가지.
1. 신사참배에 대한 트라우마
일제강점시기에 신사에 대한 참배를 교회 대다수가 참여하면서 광복 이후 그 부끄러운 행위에 대한 교회의 잠재의식에 자리잡은 외상후 또는 이른바 트라우마.
이러다 보니 코로나 시국에서 방역을 위한 명단 제출 등을 거대권력에 대한 굴종으로 보고 처벌을 불사하며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저 기저의식에 깔려있는 신사참배라는 트라우마 때문 아닐까? 현 정부를 적그리스도, 악의 세력으로 인식하는 상당수의 교회라면 더더욱.
2. 목사 양산 시대
그럼 이런 어처구니 없는 잘못된 인식에 대해 그것도 일반 교인들까지 이런 비상식적인 이해를 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할 수 있는 교회의 유일한 해결책은 이끄는 목사의 능력인데, 글쎼다. 질과 양 중에서 양만을 중시하여 능력과 자질이 수준 이하인 아니, 당초에는 멀쩡했을지라도 최종 결과물은 왜곡된 현실인식을 하는 목회자들이 양산됐다.
그런데 왜 꼭 목사만일까?
목사만이 하늘과 땅을 잇는 유일한 통로라는 구약시대 제사장의 권위를 신약시대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몰이해. 그래서 오로지 목사 만이 중요한, 평신도는 그냥 따라만 와라는 기이한 형태를 가진 한국만의 목회자 산업이 탄생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본다.
독일도 나치독일 시절 본 회퍼 목사같은 분 덕에 종전 후 그들의 신앙을 되짚어 보고 진정한 참회를 이끌어냈다고 본다.
우리나라도 그에 못지 않은 주기철 목사, 손양원 목사같은 분들이 있음에도 광복 이후 교회는 신사참배에 대한 트라우마를 이 분들 이름을 들먹이는 것만으로 대충 넘어가고 이후 권력에 빌붙어 아니 권력의 한가운데로 들어가 버렸다.
그러니 지금처럼 광복 이후 뿐만 아니라 수백~수천년간 누려온 기득권에 대한 시대적인 대변혁을 맞이하여 이들과 결탁하여 잘 지내온 교회의 핵심권력들이 움직였다고 여겨진다. 비록 개교회로 흩어져 있는 듯 하지만 같은 이해 가운데 그 들 밑에 깔려있는 수많은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중세 교황처럼 교시하고 세뇌하면서 이 지경에 이른 듯 하다.
'돈, 섹스, 권력'이라는 책이 90년대 초에 두란노서원에서 나와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교회에 대해 지적한 것이지만 결국 이 마저도 면피용으로 끝난 것 같다. 3종세트를 모두 획득한 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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