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하루키의 책을 몰아서 읽고 있다. 예전부터 '상실의 시대'를 읽으려고 마음만 먹다 해넘긴 게 한두번이 아니었는데, 벌써 올해는  1Q84에 이어 3번째 작품이다..


하루키의 책은 책의 호흡은 느릿한 듯 하지만, 독자의 책장 넘기는 속도는 대단히 빠르게 만드는 아이러니가 있다. 매번 팝이나, 클래식의 특정 곡들이 주요 소재로 사용되고, 항상 과거의 추억이나 사건들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이 작품도 예외는 아닌데 늘 그렇듯이 유년기나 청소년기의 아련한 기억, 아픔, 상처들에 대한 것이다. 나이 40이 넘어가면서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한 기대보다는 이미 지나간 옛것에 대한 기억들, 흔적들이 더 반갑고 소중하게 여겨진다. 

마침 한 달 전에 몇십년만에 고향동네를 다녀오고, 그때의 친구를 만나보고, 그러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몇명 더 보고. 책속의 주인공처럼 완벽한 그룹은 아니어도 나름대로의 영향을 서로에게 주면서 우정을 다져가던 아이들이 어른이 되어 만나는 기쁨도 있었다.

다자키 스쿠루가 그의 꿈을 위해 나고야를 떠난 후 일어난 그룹과의 갑작스런 결별. 그리고 상당기간 그의 마음 아주 깊은 곳에 자리잡은 무언가. 나에게도 그와 아주 흡사한 경험들이 있기 때문에 왜그리도 공감이 되는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그 옛친구들과의 그간 서로에게 알리지 못하고 각자의 가슴속에 가둬두고 있을 수 밖에 없었던 그 무언가를 해소한 시기다. 그리고 그걸 완전히는 아니라도 거둬들인 후에야 그는 이후를 생각하고 나아가게 될테다. 

자! 나는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할 것인가? 정작 고향에 다녀오니 생각한 것만큼 엄청난 감동도 아니고, 친구들과의 만남도 눈물 날 만큼 감동은 아니었다. 그게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통해 내 마음속에서 힘들어했던 것들을 어느정도 거둬냈다는게 더 큰 것 같다. 

하루키의 소설은 아직도 읽을 거리들이 많다. 다른 작가들과 달리 비슷한 소재와 전개방식을 답습하지 않는 것 같아서 매력이 있다. 남들은 예전에 하루키의 매력과 영향에 빠진 시기가 있었나 보다. 난 남들처럼 그런 시기를 같이 하는게 왜인지 꺼려진다. 외곬수 기질이라고나 할까? 남들과는 뭔가를 같이 하는 걸 기피하는. 여하튼 당분간은 뒤늦게 나마 하루키의 영향을 좀 받지도 않겠나 싶다.  


예전 군재직 시절(대구비행장, 일명 K-2 기지로 통하는), 그러니까 98년 중위때였을거다.

내 기억으로 군최초로 기상정보 홈페이지를 직접 만들었었다. 기상전대에서도 아직 시작못했을 때였지 아마? ^.^


당시는 인터넷 홈페이지의 붐이 막이 일기 시작할 즈음이었다. 마침 모시던 상관께서 만들어보라는 지시가 있었다. 물론 나도 그러고 싶다는 욕심이 나서 인지 3일만엔가 뚝딱 만들었다. 3일이라고 해서 무시하시면 안되는게, 거의 잠 안자고 당시의 최신 기술과 디자인은 다 적용했었으니까.


첫화면은 당연히 오늘의 기상(전국 포함)이고 화면 디자인은 각종 포토샵의 최신기법을 동원해서 스타일리시(ㅋ~ 자뻑수준이 심각한가?)하게 꾸몄다. 그리고 부수화면은 위성사진과 기지별 예보, 레이더 사진, 장기예보, 그리고 기타 공지사항 등등 총 7~8페이지 정도의 화면이었던 것 같다. 아쉽게도 그 때 원본을 가지고 있질 않다. 매우 아쉽게 여기는 부분이다.


아무튼 그렇게 단기간었지만 상관의 '원더풀' 소리 들어가며 만들어진 홈페이지는 당시 비행단과 군수사령부로 그리고 육군2군사령부까지도 인트라넷망을 통해 정보제공을 하겠됐다. 물론 비행단에는 당시 3개 비행대대, 비행작전과는 물론이고 군수사령부의 시험비행과까지 당연히 제공됐다. 다들 그러한 정보제공에 대환영했다. 스케쥴 근무상 3일에 한번씩 돌아오는 크루근무마다 비행대 브리핑을 가면 내가 만든 홈페이지를 통해 정보가 수시로 제공되는 것을 보면서 뿌듯함도 느꼈고.


그러던게 소문이 났는지 전대본부 중앙기상부 전산실 선임대위가 벤치마킹인가를 하러 오셨던 기억도 난다. 당시에 개인적으로 좀 아쉬웠던 부분이 데이터연동이었다. 사실 이게 가장 핵심이었을 수도 있었다. 그 때 만든 홈페이지의 자료들은 매번 수동으로 입력해 줘야 했기 때문에 겉으로 보이는 스타일리시함과는 달리 뒤에서 돌아가는 과정은 조잡했다고나 할까? 암튼 전대 전산팀이 내려왔을 때 내가 만든 홈페이지의 구성과 정보를 전대의 자료들과 연동하는 방법에 대해 논해보려고 했지만 전대에선 이미 기상인트라넷이라는 훨씬 큰 구상을 하고 있었던 차였기 때문에 그 꿈(?)은 더 크지 못했다.


그리고 2년뒤에 그 기상전대 작전과로 보직이동을 했었다. ^ 

맡은 직책도 참 다양했는데 그중 하나가 전산분야도 있었다. 당연히 전대 전산실과도 밀접한 관계가 됐다. 2년이 흐른터라 기상인트라넷은 확실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고, 내가 만든 홈페이지는 불과 2년이라는 수명을 끝으로 쫑났다. ; 뭐 아쉽기는 해도 개인이 개발한 것과 수십명의 인원이 외주형태로 만든 것과는 다르지 않겠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상인트라넷도 국방인트라넷과는 별개의 시스템으로 구성되어있었던 터라 실시간 정보제공에 애로가 있었던 시기였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지났으니 지금은 매우 진보적인 형태로 지원되고 있을테다. 아무튼 그 부분에 대한 전대차원의 고민이 진행되고 있던 차에 갑자기 전대장이 날 혼자 부르더니 나보고 국방인트라넷에 올릴 홈페이지를 만들어보라는 거다. 엥? 저보고? 기상전산실이 버젓히 있는데도요?


난감하더군. 2년전 대구에선 나 혼자 하는 게 문제거리도 아니고 또 남 눈치 볼 일도 아녔지만, 이 경우는 아니지 않습니까라는 말이 속에서 나오려고 했었다. 하지만 '옜써~~~ㄹ'하고 나왔는데 진짜 난감하더라. 그래도 명령이니 한 2주 정돈가 몰래 홈페이지 만들기 시작했다. 그 당시 오더는 개발중이던 기상 홈페이지 디자인이 너무 구리다였다가 전대장의 생각이었다. 즉 기상자료 연동과 같은 전문적인 부분은 어차피 공군본부 전산실과의 협업이라 후차적인 문제였고, 일단 좀 스타일 좀 살려라라는 거였다. 그래서 맡겨진 일은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었고, 아무튼 당시 홈페이지와 관련한 최신 스타일과 기술들을 적용해서 만들어봤다. 제일 중요한 기상정보를 어디에 배치할 것이며 뭘 어떻게 보여줄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요즘도 기상청 홈페이지를 들어가서 보면 정말 돌이라도 던져주고 싶은 심정이다. 이게 기상청 직원용 홈페이지인지, 아니면 대국민 정보제공 홈피인지 의도를 알 수 없다.


이래저래 어떻게 만들어서 테스트 겸 기상전대 게시판에 테스트라는 걸 알리고 베타버전을 올렸다. 나름 뿌듯함을 가지고, 물론 초기버전이니 개량사항은 엄청날 것이라는 것을 마음에 두고 올렸다….. 그리고 몇시간 뒤 전화 한 통.


전산실장의 호출. ;


열나게 한 소리 들었다. ㅋ~ 당연하지 않은가? 그 영역은 분명 내영역이 아니다. 담당부서가 있고 또 열심히 개발중인 시기였으니까. 개인 혼자서 취미생활의 연장선처럼 할 일이 아녔던 거지. 어찌됐던 자초지정을 설명해 주니 다소 진정한 실장. ^ 사실 자기도 쪽팔렸나 보다. 오죽했으면 전대장이 그랬겠나 하면서. ㅎㅎ 그래서 전대 홈페이지 개선작업은 거기서 끝냈다. 걍 끝.


그리고 몇달 지나서 만들어진 국방인트라넷용 기상홈페이지. 그 당시 전대장도 바뀌었던 시점인가 싶다. 뭐 나로서는 아쉬울 것 하나 없는 홈페이지 개발이었지만 디자인을 보니 역시 돌 던져주고 싶더라. 스티브 잡스의 마음이 그런 거 아녔을까 싶을 정도로. ^


기나긴 글을 읽어주셔서 땡큐.


왜 이글을 적었는가 하면 조직에서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글과 관련해서 옛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구에서 3년 근무하는 동안 당시 대대장은 자타가 공인하시는 곱*이셨다. 물론 나도 어떤 부분에선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다른 면에선 이 분이 인정해준 창의성과 자율성이 있어서 훨씬 더 즐거웠던 기억이다. 모든 경우에 그런건 아녔지만(아무래도 군대니까…) 아마도 그런 부분들이 그 양반 밑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이 나름 뿌듯해하는 이유 아녔을까 싶기도 하다. 동의못하시는 분도 있을 줄 안다. 어찌되었든 그 양반이 중요한 게 아니고, 창의성과 자율성이라는 게 조직생활 가운데 보면 잉여적인 측면이 많고 해서 윗분들은 많이 싫어하는 듯 하다. 하지만 되려 이것이 있어서 조직의 대응성이나 생산성이 훨씬 좋아진다는 걸 잘 모르시는 것 같아. 그게 상명하복에 살고 죽는 군대라고 할 지라도 말이다.


[도서]물리학의 최전선

아닐 아난타스와미 저/김연중 역
휴먼사이언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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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천체물리학 이론을 소개하는 책이 아니라 그 이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탐사, 관측을 위해 설치된 장비와 그 배경, 인력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읽기가 다소 편하다. 그래도 간간히 최신이론에 대한 언급이 있으면 머리가 금새 복잡해진다는 사실.

미국의 알려지지 않은 오지, 남아메리카의 산맥, 극한의 기후를 배경으로하는 하는 남극, 러시아의 바이칼호, 히말라야 산맥, 즐거운 휴양지 하와이가 아닌 눈덮인 하와이, 남아프리카 사막, 그리고 요즘에 가장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유럽의 LHC.

하나하나가 여지껏 모르고 지내고 있었다는게 신기할 정도로 물리학과 천문학의 세계에서는 너무도 중요한 역할들을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정말 부러워지는게 이들을 만들 수 있게 한 탄탄한 기술력, 장기적인 정책, 순수한 학문에 대한 열정 등이었다. 늘상 하는 이야기지만 통상국가로서의 입지는 다져졌다지만 미래에도 그럴 수 있을까라는 우려만 깊어지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니 참 안타깝다는 생각뿐.

이공계 무시현상이 너무도 깊어진 가운데 주변의 많은 이들이 힘들어 하며 한국이라는 땅을 떠나는 현실을 보니 더 그렇군.

물론 글로벌 시대에 한국이라는 범주를 벗어나서 대국적으로 생각해 볼 수도 있겠지만 기초과학과 응용기술이 버무러져 점점 더 그 세기가 단단해져만 가는 구미선진국 그리고 거기서 생겨나는 부산물들로 그들의 사회와 구성원들은 더 풍요로워지는데 반해, 한쪽만을 가지고 그나마도 그 궤가 점점 어긋나고 있는 것을 보면 내 자식들이 본격적으로 사회에 참여하는 즈음엔 대체 뭘로 저들이 살아가야 할까라는 걱정도 든다.

잘 되겠지라고 여기고 싶지만 이러한 게 긍정의 마인드만 가진다고 될 게 아닌 것이 결국 한 나라의 장래를 꾸려갈 국가운영자와 그 주변인들을 보자니 답답하다. 물론 그만한 자리에 올랐을 때는 나같은 범인보다야 사고나 능력에 있어 훨씬 앞서 있는 건 사실일테지만 스펙이나 능력이 앞선다해서 늘 옳을 수는 없다. 서로 다른 의견이나 이론을 융합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것이 저들의 몫일텐데 요즘 보면 극단으로만 흐르는 것 같다. 진보면 극좌로, 보수면 극우로만. 이념도, 이론도, 기술도 죄다 그런것 같다. 평범하게 살아가고픈 일반인들도 그 가운데서 어찌할 바를 볼라 바둥대고, 사회 전체가 그렇다.

물리학의 최전선을 읽으면서 학부시절 천문학도랍시고 땡땡이치던 시절이 기억나면서 아쉽기도 하지만, 물리학의 최전선에 한국의 존재가 티끌만큼도 나타나지 않는데 더 아쉽기만 하다. 기본기가 중요하거늘...

 

 

책마다 시기성을 갖는 게 있다. 그 때 아니면 읽을 가치가 떨어지는 게 있는 반면, 세월의 흐름과 무관하게 언제나 사람들에게 읽히는 책. 이 책은 그런 점에서 전자에 속한다. 다만 책의 내용이 20~30년간의 이야기를 다루기에 지금 아니더라도 몇년이 지난후에도 읽을만한 내용이다. 최근의 기술의 흐름이 워낙 빠르다보니 주목받는 이 세 회사에 대한 책이 많이 나오고, 보게 되지만 언제 봐도 이들의 전쟁아닌 전쟁은 재밌다. 하지만 이젠 상당량의 내용들이 거의 공개 된거나 다름없어서 다른 책에서 봤던 스토리를 여기서 또 보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부각되기는 하다. 그래도 이 책처럼 세 회사를 3자의 입장에서 동시에 바라보는 건 드문 일이라 읽을 만 한다고 생각한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 혹자는 삼성도 껴줘라 이러는데 그건 아니지~~~ ^^; 적어도 OS를 가지고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실하게 가진 기업이어야지 이 이야기에 낄 수 있는거다. 암튼 추천 도장 쾅!

 





일단 Diypia의 5백여페이지 짜리 무료 버전. 무난히 읽을만한 분량일 듯. 여지껏 알아왔던 쟝발장의 동화같은 스토리에서 영화처럼 대혁명이후 2번의 혁명 사이의 내용도 포함.



두번째 민음사의 각각 7.99달러의 5권짜리. 각각 약 500여 페이지를 넘나드는 엄청난 분량인데 사실은 폰트를 키워서 그렇고(꼼수) Diypia 공짜버전에 비해 2.5배 정도 많은 분량인 듯 하다. 샘플 열어보니 원저서를 가감없이 그대로 번역해 준 것이다. 그래서 이게 읽고 싶어졌다.


예를 들어 서두에서 Diypia에서 2~3페이지 정도로 주교의 생활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민음사에서는 무려 30페이지 넘게 서술된다. 같은 책 맞나 싶을 정도다. 그래서 Diypia의 책은 무료라 좋긴 하지만 놓치는게 많을 것 같다. 

단 민음사 책은 개별 가격이 좀 세다. 다 합치면 40달러 정도. 4~5만원 선. 흠… 하긴 토지나 태백산맥 같은 책정도의 수준이라니 그정도면 괜찮은 걸지도.




'어린 왕자'를 처음 읽은 건 국민학교 6학년. 그 때도 뭔가 느껴지는 바가 있긴 했는지 성인이 돼서도 그 느낌이 쉽게 잊혀지지 않는다. 최근에 아이북스에 어린왕자를 사서 넣고 두 아이들이 자기 전 불 끄고 아이패드로 읽어주는 데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정작 나 스스로 감동에 젖게 됐다. 

처음 몇 페이지를 넘기는 동안에는 왠지 모를 느낌으로 울컥하기도 했다. 떠나온 고향에 대한 그리움인듯. 어릴 적 친구들, 학교와 집을 오가던 그 거리, 그 길에 있던 흙 논 밭, 유년기의 살던 집, 학교. 그리고 타고 다니던 버스, 가게들... 뭐 하나 그립지 않은 게 없고 같은 한국 땅에 살면서도 이십년이 넘도록 못찾아가 본 나 자신에게 서러운 감정이 든다고나 할까?  그나마 디지털 세상의 힘을 빌어 스트릿뷰 같은 걸로 가 보기도 하지만 역시 언젠가 꼭 직접 가봐야 겠다는 결심 뿐. 

생떽쥐베리. 이름이 한국인에게 독특하게 들리기도 해서 쉽사리 잊기 힘든 이름이기도 하지만 공군 조종사였다는 점은 나에게는 좀 더 친근하게 여겨진다. 공군이신 아버지, 그리고 그 기지를 중심으로 자라온 나에게 그래서 어린왕자를 구성하는 모든 것이 살갑게 느껴진다. 
생떽쥐베리의 마지막은 비행 중 행방불명. 그를 모델로 한 '내 청춘의 아르카디아'라는 애니에 감동먹은 나에게 더욱 그의 작품에 빠져들게 한다. 최근에 본 '붉은 남작(Red Baron)'이나 미야자키 하야오의 '붉은 돼지'도 그래서 더욱 끌렸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삼십년만에 이제는 두 아이의 부모가 된 중년이 읽은 어린왕자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ps : 밤마다 조금씩 읽어줘서 한달은 넘게 걸렸다. ^^;


엑소시스트 1 수준의 작품성을 기대했던 탓일까? 영화 다 본 후의 느낌은 뭔가 부족함 투성이. 그러나 분명 뭔가 궤를 달리하는 듯한 느낌.


매너리즘에 빠진 듯한, 아니! 성직자를 소명이 아닌 직업, 생활의 수단으로 변질시켜버린 한 목사에 대한 페이크 다큐이다. 좀 더 직설적으로는 사기성 농후한 엑소시즘을 거행하는 목사. 그래도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갖기에 미국에서도 사교가 성행하는 뉴올리언즈의 어떤 가장으로부터 의뢰를 받게 된다. 마냥 일반적인 퇴마의식만 치뤄주고 돈만 챙기려던 목사는 의외의 현상에 매우 당황하게 된다.

어릴 적 어머니의 사역 중, 축사(축복이 아닌 악한 영을 쫓는 행위)를 종종 접하곤 했다. 뭐 어머니가 무속인은 아니지만 종교인으로서 흔히 접할 수도 있는 미스테리하지만 또 그렇지도 않은...


영화 속의 그 목사가 그랬다. 영화에서는 사탄의 영에 사로잡힌 것 같은 소녀가 실상은 정신적 충격에 의한 것이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는 듯 했다.

'그럼 그렇지. 결국 엑소시즘, 특히 성경에서 분명히 기록하고 강조하는 악의 영에 대해 세상이 그리 호락호락 인정할 리 없지'라는 이런 생각이 들 무렵 반전이 시작된다.(거의 마지막 부분이라, 시작이라 할 것도 없지만) 그렇더라도 영화의 끝은 좀 황당한 듯해서 아쉽다.


그러나 영화내내 자신의 정체성을 잊고, 아니 외면하려고 하는 목사의 마지막 모습은 인상적이다. 마치 삼손의 최후를 보는 듯 하다고나 할까.

초등학교 6학년 시절, 학교 도서실에서 뜻하지 않게 접했던 책(들)이 있었다. 지금 생각해봐도 그런 책들이 대체 왜 국민학교에 있었어야 했는지 여전히 궁금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관심이 지대했던 분야라 당시에도 횡재한 느낌이었다. 그 정도의 체계와 방대한 분량을 가진 자료는 요즘도 찾아 보기 힘들다. 무려 12권 인데다 깨알같은 글씨들. 아무튼 그 책들로 인해 세상이 터부시하는 기이한 현상, 사건들에 대한 시각을 어린 시절에 정립해 버렸다. 그 후로도 이런 류의 책들을 찾고 읽었지만 그 책들만 못했던 기억이다.

기독교인이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만 보호만 받고 있는 상태라면, 그런 이상한 현상들이 대게 낯설고 되려 이단 시, 또는 이상한 사람 취급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분명한 건 이러한 일들이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고 다양하다는 점이다. 심지어 예수님 자신이 직접 귀신을 쫓아내시지 않았던가? 그럼에도 최근의 교단이나 목회현장에서는 이런 데 관심 두는 것에 신경쓰지 않는 듯 하다. 아니 일부러 모르는 척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반면, 최근에 읽은 '믿음의 엔진'이라는 책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진화심리학의 방법으로 바라보면서 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자세한 내용은 차치하고라도 상당부분 이 또한 수긍하게 된다.


인간이 공포를 느끼게 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전혀 낯선 것에 대한 미지의 것에 대해 나타나게 된다고 한다.

눈 떠서 보면 30cm도 안되는 높이지만, 눈 가리고 모른 채 접하면 천길 낭떠러지 같은 두려움으로 다가오는 것이다. 내 앞에 있는 것이 높지 않은 난간같은 물리적 실체일지, 아니면 정말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영적실체일지는 알 수 없다. '믿음의 엔진'의 저자도 현재 과학으로도 풀지 못하는 불가사의한 현상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인정한다. 그게 다만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이지 이후로도 어떨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그래도 하나님이 말씀하셔서 창조한 세상을 그대로 나는 믿기에, 그래서 영적 실체에 대해 인정하고 인지하게 된다.


영화 마지막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회복한 목사의 목숨을 건 행동.

아마도 감독은 겉으로는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기독교적 메시지를 관객들이 알아주길 바랬던 것일까?(그건 아니었을 거라고 90프로 이상 개인적으로 여기지만 ^^;) 심심풀이로 보려다가 심각한 메시지를 접해버렸당. ㅋㅋ

1999년인가, 공군기상장교로 군복무 중에 대대운영계장을 맡게 됐다. 여러 업무 중에는 대대장이 비행단장과의 점심 중 나눌 대화의 소재를 준비하는 것도 있었다. 군특기가 기상이다보니 주로 과학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기억나는 주제 중에 하나는 요즘도 그렇지만 게릴라성 폭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것이었다. 사실 대학 시절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터라 개략적인것만 알고 있지 전문적인 내용은 알지 못해서, 직접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고 정리했었다.

지구온난화에 대해선 언론이나 방송에서 워낙 많이 떠들어놔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 자료를 조사하던 중에 의외의 사실들을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대학시절에 그냥 지나쳤던 전공내용들도 다시 떠오르게 됐다.

그 내용들이 이번에 읽었던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사실 제목만 보면 지구온난화는 거짓이다라는 느낌이 강한데, 원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이 현상은 최근에 나타난 독특한 현상이 아니라 태초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왔고 계속 순환되어온 기상현상이라는 것이다.


매년 우리는 태풍, 또는 여러 기상현상을 접하게 되고 그것은 그 다음 해에도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런 경우엔 주기가 1년씩이다. 또 우리는 엘리뇨라고 하는 기상현상을 많이 들어 알고 있다. 보통 이 경우의 주기는 3~7년 정도이다. 이와 같이 여러 기상현상들이 있고 거기에는 주기적 순환이 따른다. 즉 지구온난화라는 기상현상 또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적인 증거자료는 없다. 환경론자의 주장은 인류의 발전과 동반한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주범이라고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저자나 다른 많은 기상관련 학자들의 연구로는 이것도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라고 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태양과의 연관성이다. 태양, 좀 더 정확히는 태양풍의 세기에 따라 지구로 유입되는 우주광선의 양이 조절되고 이에 따라 구름의 생성량의 증가나 감소와 같은 기후변화의 요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구는 온난기, 빙하기의 주기적 순환을 거쳐왔다는 것이다.

지구의 역사 중에도 현재 우리가 말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파국을 맞은 적도 있다. 그 원인은 이산화탄소의 증가와 같은 현상이 아닌 외부 외계물질의 지구충돌로 인한 대폭발과 그로 인한 순간적인 대기온도의 급등. 이러한 예외적인 현상은 있었지만 적어도 이산화탄소의 증가만으로 파국을 맞이한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현 시대에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으며 또 이로 인해 형성된 종교적 신념과 유사한 움직임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런 일반적인 기상현상, 특히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에 대해 인간의 힘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은 부질없다라고 하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현재의 기후는 온난기이므로 오히려 이 시기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례로 중세시대(1200~ 1500년)는 지금보다도 더 기온이 높았지만 이산화탄소의 영향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높아진 온도와 맞물려 문화와 산업이 발전하는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

여기까지는 책 내용이 볼 만하고 유익하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후반부에 가면서 앞에서와 같은 순수한 학문적인 반론제기의 글 분위기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환경론자의 주장을 폄하하고 또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의 이익을 너무 노골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한다. 사실 저자는 미국 기상학계를 대표하는 학자이기도 하지만 엑슨모빌의 연구원이기도 하다. 사실 이것만으로 그의 주장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 

그렇지만 현재 지구온난화와 그에 수반되는 정책이나 행동들은 너무 정치적인 느낌이 강하다.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불완전한 근거만을 가지고 몇몇 강대국들의 사익에 과학계나 사회전체가 한방향으로 몰려가고 있는 듯 하다. 앨 고어의 책에서 보면 저자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기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들의 사익을 대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환경론자들의 주장도 결국 알고 보면 신종에너지사업이나 정부의 연구예산등을 노리고 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점에선 양쪽이 다를 바 없을 듯 하다.


  • 여기서부터 실제 감상 --> ^^

이런 책을 대할 때 많은 사람들이 마냥 수긍하고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도 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극찬과 조소가 극명하게 나뉘는 책이다. 분명 앞서 말한 양쪽 진영의 사람들의 표현일 것이다. 그래도 외국의 경우엔 이런 주장, 저런 주장이 서로 자유롭게 개진되고 검토되면서 서로의 간격을 좁혀가는 경우도 볼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뭐든 하나로 결정해버리는 경향-실례로 천안함?, 광우병?-이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게 참 싫다. 분명 나와 다른 의견을 수용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걸 감내하면서 서로 소통하다보면 뭔가 바람직한 것이 나올 것도 같다.

뭐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나, 이런거 잘 안된다. 가정내에서도... 이런 건 생각만 해선 안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인데..... ㅎㅎ


지구온난화에속지마라과학과역사를통해파헤친1500년기후변동주기론
카테고리 과학 > 지구과학 > 기상학/기후학
지은이 프레드 싱거 (동아시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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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진실
카테고리 기술/공학 > 환경/소방/도시/조경 > 환경 > 환경이야기
지은이 앨 고어 (좋은생각,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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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간만에 독서 후기를 써본다.물론 여러 책들을 지속적으로 읽고 있긴 하지만 읽은 뒤 소감을 쓴다는게 여간 쉬운일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제카리아 시친의 책은 상당히 임팩트가 강한 내용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정리도 할겸 끄적인다.

제카리아 시친의 지구연대기 시리즈 중 2권은 이미 나와있고 앞으로도 책의 반응이 괜찮다면 지속 번역되서 나오기는 할 것같다. 내용은 주로 수메르 문명과 그리고 그 속에서 신화로만 터부시되왔던 문서들을 현대의 시각과 광범위한 자료조사를 통해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키고 있다. 특히 구약성경의 창세기 부분과 연관해서는 유사성과 관련성을 보여주고 있고, 이로 인해 구약의 사건들이 허구가 아니고 실제로 일어났던 역사의 기록임을 상기시켜주고 있다. 물론 시친 자신이 유대인이라는 점도 있었겠지만 이건 외견상 그렇다는 것이고 중동 고고학의 대가이자 학자로서의 객관적인 관점에서 성경과 그 시대의 역사를 명쾌하게 해석하고 있음은 정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다만 그 해석이 기존의 것과 비교해서 너무나도 파격적이기 때문에 학계에서도 받아들기기 힘든 부분이 상당하다.

예컨대 인류의 기원은 진화에 의한 최종 산물이 아니라 '니비루'라 불리는 태양계 내의 제13행성의 영향이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우리가 통칭 '외계인'이라고 하는 것에 의해 진화과정 중에 있던 원인을 유전적으로 변형시켜 지능을 대폭 향상시켰고 결국 그들의 문명을 전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유없이 그런 것은 아니고 그들이 원하는 것(금이라고 한다. 이유는 책에 잘나와있다)이 지구에 존재하고 이에 대한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그랬다는 것이다. 이후에 파생된 문명은 모두 이 '니비루'에서 온 그들에 의한 것이다라고 시친은 주장한다. 특히 인류 최초의 문명이라 일컬어지는, 그것도 그냥 시작이 아니라 처음부터 초하이테크로 점철된 이해할 수 없는 문명의 탄생은 분명 외부의 개입에 의한 것이며 이는 수메르 문명의 유적발굴을 통해 얻어진 수많은 문서들을 통해 확인됐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지구연대기 3권을 우리가 알고 있는 수많은 역사 기록들과 대조해보면 놀랍게도 그간에 그냥 파편처럼 흩어져서 전혀 이해할 수 없었던 그것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것을 알게된다. 예를 들어 수십만년 전에 아프리카에 있었던 광산의 유적이라던지, 거의 동시대에 이루어진 문명의 시작, 지금도 고고학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피라미드의 존재 이유, 전 세계 신화마다 공통적으로 포함된 홍수신화와 기타 이야기들, 그리스 신화와 이집드 고대신화의 유사성과 수메르 문명의 연관성.....

아무튼 수메르 문명의 존재와 앞으로도 계속되어 얻어질 유물, 기록들은 숱하게 많은 고대역사의 잃어버린 고리들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게 될 듯하다.

특히 내가 관심있게 여겨봤던 구약과의 연관성은 기존에도 성경이 수메르의 기록을 베꼈느니 어쩌니 하는 것을 떠나서 그 자체로 사실의 기록임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시친도 밝히고 있지만 구약은 이스라엘 민족의 관점에서 그 당시의 사실들을 재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오류라던지, 아류라던지의 문제와는 거리가 있는 듯 하다. 창세기에 등장하는 한 인물, 인물의 이름과 그 의미, 그리고 그 역할이 이 책을 통해 좀 더 생생하게 소개된다. 아브라함의 아버지 데라에 대해 기존의 유대전승에서는 우상제작자라고 소개하고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전승일 뿐이다. 성경에서는 데라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있지 않기 때문인데, 시친은 수메르 문명 당시 실존인물임이 확인된 아브라함의 가족을 통해서 그 가족은 수메르 왕가의 일족일 가능성을 제시한다. 그 근거는 단어에 대한 분석을 통한 것과, 아브라함이 이집트 왕에게 사라를 자신의 누이로 소개한 점 등을 들고 있다. 물론 이것뿐만 아니라 여러 정황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확인하고 있다. 그러한 역사적 배경과 어떻게 해서 갈대아 우르를 떠나 하란으로 옮겨가게 됐는지 등을 설명한다. 또한 이후에 발생한 소돔과 고모라의 소멸, 열왕과의 전쟁 등을 역시 구체적 근거를 통해 설명한다.

글이 많이 길어져 버렸다. 제카리아 시친의 글을 읽다보면 최근 주목받고 있는 '사이언톨로지'교가 연상된다. 물론 시친의 의사여부와는 상관없이 그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아무튼 그의 이론대로 아니 그가 문서를 통해서라고 하며 확실하다고 하는 그 내용을 모두 수용할 수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워낙 충격적이기도 하니까.

빛의 속도(한 95% 정도로 하죠)로 여행하는데, 관측자의 입장에서는 왕복 3년이 걸렸다면 실제로 여행자의 여행기간은 얼마였을까요?
디스트릭트 9 보다보니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도 크리스토퍼는 몇일(?) 아니면 몇주 동안의 이동으로 모성에 도착했을테고 모선 수리 후 병력 소집하는데 한 일주 정도 소요해서... 암튼 크리스토퍼 입장에서는 그리 오랜 시간은 안 걸렸을 듯 하죠?
궁금해서 클리앙에 올려봤더니 아래와 같은 리플은 달렸지만 답변해 주실만한 분은 없었네요. 저도 계산해보려 했지만 옛날처럼 엄두가 안생겨요. 생각도 안나고 ^__^;

느믈느믈~ [11/17 15:42] ::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모선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요^^; 정말 3년 뒤에 오겠죠 (군대 이끌고;;)
보로! [11/17 15:43] ::
빛의 속도로 여행하면 이론적으로 여행자의 여행기간은 0이되고 관측자입장에서는 무한대가 됩니다.
토라진 [11/17 15:44] ::
3년후에 오면 이미 2012년이 지나서 지구 멸망 후...일까요 ^^
[11/17 15:45] ::
머.. 3년후에 돌아와서.. 지구가 2012년에 멸망할지도;;;
meteos [11/17 15:46] ::
음 빛의 약 95% 정도 속도로 수정해야겠죠? 아마도 ^^ 하긴 크리스토퍼만 짧은 시간이었지 그쪽 동네도 우리와 같은 시간이 흘른 시점이겠군요. 다만 우리의 입장보단 절반 정도 기간 경과?
애기오빠 [11/17 15:48] ::
가장 가까운 별인 알파센타우리가 4.25 광년입니다. 빛의속도로 왕복 8.5 년이네요. 우주선 속도로는 3년동안에는 태양계도 못벗어나는데..
후니~ [11/17 15:51] ::
워프 드라이브가 장착되어있으면 가능은한데.....
그럼 가는데 잠깐, 병력소집&모선수리에 3년?!?!?
하긴 워프 드라이브가 장착되어있다면 드스트릭트9에 있을 운명도 아니었겠죠
Thoma. to [11/17 15:52] ::
주인공이 지구시간으로 3년이냐? 라고 되물었던 기억이 있던 것으로보아. 진짜 3년 기다려야될듯 합니다. 불쌍하네요 ㅠㅠ


밑에 답이 올라왔습니다. ㅋㅎㅎ 약 2~3개월 정도의 기간이 크리스토퍼에게는 소요되겠군요.

(크리스토퍼, 볼 수록 정이 가는 친구)

(3년, 어찌 기다리실라우, 깝깝하다~~)

meteos [11/17 15:55] ::
주인공이야 당연히 3년 기다려야겠죠. 크리스토퍼도 분명히 지구시간이라고 했으니까요. 정작 본인은 얼마 안걸린다는거 알고 있었겠죠 뭐.
보로! [11/17 16:36] ::
빛의 95% 속도로 여행하면 시간이 10배 느려집니다. 95%로 3년걸렸다면 지구에서는 30년이 지나가게 됩니다.
보로! [11/17 16:37] ::
아.. 관측자의 입장에서 3년이군요. 그럼 여행자는 0.3년이되겠습니다.


먼저 애플

출근과 동시에 맥북프로 맥세이프 어댑터가 '펑!'소리와 함께 운명하셨습니다. 곧바로 애플 홈페이지 접속해서 사무실에서 가장 가까운 쪽이라고 여겨지는 강남 지점에 전화했더니 결국은 대화컴퓨터를 연결해주더군요. 직접 방문하기로 하고 사무실에서는 출장처리한 후 용산으로 직행.

대화컴퓨터는 처음 가보는 거라서 약간 해멨습니다. 아무튼 상호와는 전혀 다른 내부 공간(그냥 공간, 아무것도 없습니다. **컴퓨터라는 상호를 바꿔야할 듯)이었습니다. 정확히는 휴대폰 A/S센터같았습니다. 내부에는 아무것도 없었죠. 오직 안내 데스크에 직원 두분만~~

(과충전으로 인해 운명하 신 듯, 가실 때 약간 냄새도 납니다)

운명한 어댑터를 보고 곧바로 교체해 주시더군요. 좀 당황했죠. 물론 제가 아직 워런티 기간 중이라서 그러기도 했겠지만 좀 더 깐깐하게 굴지 않을까라는 약간의 우려도 했었거든요. 그렇지만 나중에 안 바로는 대화컴퓨터 이 분들 참 평이 좋더군요. 만약에 다른 서비스센터였다면 약간 상황이 달라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1시간 가까이 맥 들고 온 보람이 있었습니다.

두번째 BOSE

대구를 다녀온 다음 날 가방에 고이 모셔져 있던 BOSE ON EAR가 이상증세를 보이더군요. 한쪽, 정확히는 오른쪽이 안들리는겁니다. 제 귀를 일단 의심해 보았으나 정상. 그럼 선이 문제인가?(보스 온이어는 케이블이 분리되죠) 그렇지만 여러 케이블로 옮겨 보아도 동일한 증상. 가지고 있는 헤드폰과 이어폰은 다수이지만 이녀석을 가장 선호하는 터라 맘이 아프더군요. 아니 쓰리더군요.

추측해본 바로는 내부단선(이게 이 헤드폰의 고질적인 단점인 것 같습니다)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곧바로 공식수입원인 세기상사에 전화를 했습니다. 남산 근처에 본사가 있길래 맥북프로 때처럼 직접 찾아갈까라고 생각했지만, 전화로 고장접수시키고 택배로 물건보내야겠다라고 결정했습니다. 맥북과는 달리 대용품들이 있으니까요. A/S 센터에서는 전화를 잘 받아주셨고 친절히 고장과 관련한 질문을 하신 후, 제일 중요한 제품보증서에 대한 질문을 하시더군요. 물론 당연히 알려드렸구요.

1년 이내(딱 한 달 남긴 시점이었으니까 아슬아슬하긴 했습니다)라서 무상처리가 가능하다는 것과 제가 택배로 보내겠다는 내용을 남기고 끊은 후 저는 우체국으로 휘리릭~ 보내고 나서 약 1주일 뒤엔가 새로운 녀석이 돌아왔습니다. 새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이 전에 있던 것은 기스도 나고 표면이 벗겨진 곳도 있었거든요.

새로 온 녀석에게 에이징을 잠깐 해주다가 '에이 어차피 계속 들을건데 그걸로 에이징 대신하지'라는 게으름과 더불어 곧바로 일반 음악 청취. 사실 그 전꺼나 새로 온 거나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더군요. 에이징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저도 한 음악하고 귀도 한 귀 한다라고 생각하는데 저의 착각인건지^^;


결론 : 무슨 제품이던 제품보증서는 필히 챙겨둘 것. 애플의 제품인 경우 1년 이내이면 적극 A/S를 활용할 것이며, 1년 이상이라면 애플케어를 반드시 확보할 것. 보스의 경우엔 내일부로 1년 이상이 됩니다. 따라서 이제 고장이 발생하면 인천에 있는 전문 A/S센터를 이용해야 할 듯(전에 PSP 스틱도 거기서 고쳤죠). 

그리고 애플A/S 듣던 것처럼 불친절하지 않더군요. 세차례에 걸쳐 두분 이상의 상담원과 통화했지만 매우 친절하면서 자세히 안내해 주셨습니다.




이 애니는 볼트라는 슈퍼독의 활약을 그리는 것으로 여겼었다.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영화관에서 이 애니를 보고 왔던 첫째 아이는 그렇게 신통찮은 반응이었다. 왜였을까?라는 궁금함은 애니의 초반 도입부가 지날 때까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재밌는데?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초반부 활약이 끝나고 드러난대로, 볼트라는 영화속 영웅개를 연기하는, 아니 자신이 진짜 슈퍼히어로독으로 착각하는 여느 평범(?)한 강아지의 이야기였을 줄이야. 역시 첫째녀석이 심드렁했던 이유가 있었다^^. 사실 큰 녀석은 픽사의 애니 'Car'의 열렬한 광이다. 아마 지금까지 본 회수만 백번이 넘을거다. 덕분에 옆에서 지켜봐야했던 나도 거의 대사 하나하나며 세세한 장면까지 기억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강렬한 스피드와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을텐데, 소위 낚시에 걸린거지 ㅋㅋ

그렇다고 해서 볼트가 재미없느냐? Never!!!!!

오히려 어른들이 보면 더, 아니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는 나같은 자라면 꽤 흥미로운 내용일 듯. 자신의 참모습을 알지 못한 채로 평생 살아갈 뻔 했던 볼트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 세상에 들어와서 30년 넘게 살면서 나는 정말 누구일까? 과연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라는 물음을 이제서야 던지게 됐다. 그래서 블로그 타이틀도 그 의미로 '정체성을 찾아서'라고 바꾸게 된 것이고. 물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사는 것은 아니다보니 내가 해야만 하는 역할들이 있다. 직장에서의 역할, 가정에서 아빠와 남편이라는 역할, 교회에서 여러 지체들과의 관계속에서 생기는 역할, 부모님의 자식이라는 역할 등등.... 물론 이러한 많은 역할속에서 안주하고 그저 그 삶을 누리면 그만이지만 이제 와서 나에 대한 물음이 내 속에서 계속 올라오는 이유는 앞으로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걱정 아닌 걱정때문이다. 슬슬 그 답을 찾을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이런 애니를 접하다보니 드는 생각이다.

한 가지 인사이트를 얻은 게 있다면 그것은 'CAR'에서와 같이 전혀 다른 환경과의 만남이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나의 모습을 떠나 전혀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물론 역경과 고난이 좌절하게 할 때도 있겠지만 되려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 될 것 같다. 이것은 또다른 볼트와 같은 존재인 '모세', '아브라함', '요셉'과도 같을 것 같다. 이집트왕자였던 모세가 어느 날 갑자기 모래사막으로 몰려가서 그 후 40년간의 광야생활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 고향을 떠나서 하나님이 알려준 곳으로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아브라함. 형제들 가운데 유독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요셉이 형제의 모함으로 졸지에 이국타향에 노예로 팔려가게 되는 일들.

과연 나에게도 이러한 일들이 있어야만 하는 건가? ^^;;

그래서 생각나는 것은 한번 나만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을 어떨가라는 생각이다. '재즈처럼 하나님은'의 도널드 밀러가 텍사스 사막에서 만난 하나님의 체험처럼 말이다. 물론 돌봐야할 가족이 있어 당장은 무리인듯해서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것이 내 뜻이 아니라면 어느순간 어떻게 그러한 과정이 진행될 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나님이 내안에 이러한 물음을 주신 게 그냥 배부른 상황이니 머리나 써라라는 의미는 아닐 터이고(그래서 당신께 계속 묻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쉽게 얻고 알 수 있는 거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분명히 단순하면서 강력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진리는 단순하지만 강력했다라는 것은 성경과 이 세상이 늘 이야기해오고 있는 것이니까.


출연진 :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디몬 하운스, 제니퍼 코넬리

주요 단어 : 시에라리온 내전, 남아프리카 제32연대, 블러드 다이아몬드, 내전, 소년병사(유-레)


아버지의 부정, 가족에 대한 사랑이 나의 주목을 끌었음.

아들 디아(Dia Vandy)에게 솔로몬 밴디가 하는 말 'I am your Father'


진리는 늘 단순하다. 그리고 가장 강력하다. 다만 이런 간단한 진리들이 여기저기에 그냥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서로 섞이고 엉키다 보니 이런 복잡한 세상이 됐다. 즉, 다이아몬드는 아름답다. 순수하다. 비싸다. 등등의 간단한 내용들로만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서로 얽히다 보니 어지러운 세상을 낳게 됐다.


아무튼 아들에게 다른 말 다 필요없고 내가 네 아버지다(내가 니 애비다)라는 한 마디에 모든 것이 해소됐다.



여느 스릴러물처럼 악당들의 꾐에 넘어간 부부의 고생담이다.

뭐 색다를 것까지는 없었지만, 딱 한가지!

아내를 지켜주기 위해 남편이 대신 희생하는 장면. 아내가 욕실창문으로 도망간 것처럼 위장한 후 실제로는 천정에 아내를 숨겨놓고 본인은 현관문으로 나가려다 악당들에게 사시미 회떠주시는 남편. 그리고 그것을 천장에서 지켜보면 쏟아지는 눈물을 삼키는 아내.

문제는 이 부부가 이혼직전의 부부라는 점. 서로에 대한 애정의 흔적은 찾아볼래야 찾을 수 없는 상태. 유일한 끈인 아이마저 죽었으니 이들에게 무슨 정이 남았을까? 하지만 위기의 상황이 그들을 오히려 회복시켰다고나 할까? 물론 영화적 설정이긴 하지만. 단순히 남편의 아내에 대한 사랑뿐만 아니라 남자가 여자를 지켜야만 하는, 강자가 약자를 지켜줘야 한다는 태고로부터 흘러오는 숙명과 같은 것이라고 해야 할 듯.

내 평생동안 나의 가족에 대해 품어야 할 마음이다.


간만에 아이들 재워놓고 혼자 영화를 봤습니다.

'몬스터'

내용이야 어쨌던 샤를리즈 테론이라는것을 알면서 봤음에도 전혀 알아볼 수 없다는 것에 새삼 놀랬습니다. 만약에 그런 외모의 여자가 제 옆에 다가선다면 흠칫 놀라면서 꺼려할 정도로 말이죠. 이게 분장의 힘이라는 것을 알더라도 꺼릴 것 같더라는.

하지만 단순히 분장효과만으로 그 모든 것을 때우려고 하지 않더군요. 어눌한 말투며 어색한 몸짓.. 정말 원래 그런 여자인가보다라고 생각할 정도였습니다. 역시 연기자는 외모도 중요하지만 연기력으로 승부해야한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해준 좋은 영화였습니다.

ps : 보기 전엔 호러영화줄로 잘못 알고 대충 시간때우기용으로 보려고 했는데... 진지한 영화더군요.^^; 마지막엔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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