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애니는 볼트라는 슈퍼독의 활약을 그리는 것으로 여겼었다. 처음엔 그랬다. 그런데 영화관에서 이 애니를 보고 왔던 첫째 아이는 그렇게 신통찮은 반응이었다. 왜였을까?라는 궁금함은 애니의 초반 도입부가 지날 때까지 도통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렇게 재밌는데?
그러나!! 이유가 있었다. 초반부 활약이 끝나고 드러난대로, 볼트라는 영화속 영웅개를 연기하는, 아니 자신이 진짜 슈퍼히어로독으로 착각하는 여느 평범(?)한 강아지의 이야기였을 줄이야. 역시 첫째녀석이 심드렁했던 이유가 있었다^^. 사실 큰 녀석은 픽사의 애니 'Car'의 열렬한 광이다. 아마 지금까지 본 회수만 백번이 넘을거다. 덕분에 옆에서 지켜봐야했던 나도 거의 대사 하나하나며 세세한 장면까지 기억해버리고 말았다. 그래서 강렬한 스피드와 화려한 액션을 기대했을텐데, 소위 낚시에 걸린거지 ㅋㅋ
그렇다고 해서 볼트가 재미없느냐? Never!!!!!
오히려 어른들이 보면 더, 아니 자신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에 있는 나같은 자라면 꽤 흥미로운 내용일 듯. 자신의 참모습을 알지 못한 채로 평생 살아갈 뻔 했던 볼트가 우연한 기회를 통해 지금과는 전혀 다른 환경속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가는 내용이다.
이 세상에 들어와서 30년 넘게 살면서 나는 정말 누구일까? 과연 나는 어떠한 사람인가라는 물음을 이제서야 던지게 됐다. 그래서 블로그 타이틀도 그 의미로 '정체성을 찾아서'라고 바꾸게 된 것이고. 물론 아무것도 안 하면서 사는 것은 아니다보니 내가 해야만 하는 역할들이 있다. 직장에서의 역할, 가정에서 아빠와 남편이라는 역할, 교회에서 여러 지체들과의 관계속에서 생기는 역할, 부모님의 자식이라는 역할 등등.... 물론 이러한 많은 역할속에서 안주하고 그저 그 삶을 누리면 그만이지만 이제 와서 나에 대한 물음이 내 속에서 계속 올라오는 이유는 앞으로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걱정 아닌 걱정때문이다. 슬슬 그 답을 찾을 때가 다가오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이런 애니를 접하다보니 드는 생각이다.
한 가지 인사이트를 얻은 게 있다면 그것은 'CAR'에서와 같이 전혀 다른 환경과의 만남이다. 지금까지 익숙했던 나의 모습을 떠나 전혀 다른 자신을 발견하고, 물론 역경과 고난이 좌절하게 할 때도 있겠지만 되려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길이 될 것 같다. 이것은 또다른 볼트와 같은 존재인 '모세', '아브라함', '요셉'과도 같을 것 같다. 이집트왕자였던 모세가 어느 날 갑자기 모래사막으로 몰려가서 그 후 40년간의 광야생활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 고향을 떠나서 하나님이 알려준 곳으로 머나먼 여정을 떠나는 아브라함. 형제들 가운데 유독 아버지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요셉이 형제의 모함으로 졸지에 이국타향에 노예로 팔려가게 되는 일들.
과연 나에게도 이러한 일들이 있어야만 하는 건가? ^^;;
그래서 생각나는 것은 한번 나만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을 어떨가라는 생각이다. '재즈처럼 하나님은'의 도널드 밀러가 텍사스 사막에서 만난 하나님의 체험처럼 말이다. 물론 돌봐야할 가족이 있어 당장은 무리인듯해서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겠다. 하지만 그것이 내 뜻이 아니라면 어느순간 어떻게 그러한 과정이 진행될 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나님이 내안에 이러한 물음을 주신 게 그냥 배부른 상황이니 머리나 써라라는 의미는 아닐 터이고(그래서 당신께 계속 묻고 있지 않습니까?), 그렇게 쉽게 얻고 알 수 있는 거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그 결과는 분명히 단순하면서 강력하리라는 것은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진리는 단순하지만 강력했다라는 것은 성경과 이 세상이 늘 이야기해오고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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