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애플다운’ 적은 언제였던가 하고 되돌아보면, 이런 순간들이 떠오른다.

예를 들어, PC의 창세기 즈음에 사람들은 막연히 “뭔가 그런(?) 것이 필요해”라고 애매모호하면서도 강한 욕구를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애플 II와 매킨토시로 있게 되었으니, 참 보기에 좋았더라. ^^

그다음은 여러 미디어 기기들로 세상이 혼잡하던 시절이었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이걸 어떻게 깔삼하게 하나로 합칠 수는 없을까?”라는 시장의 요구가 있었고. 여러 어설픈 시도들과 어렴풋한 형태들을 내놓으면서 점점 기대치가 높아지는 가운데, 결국 그것은 아이폰으로 있게 되었으니 역시 참 보기에 좋았다. ㅎㅎ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에 혁신이 있네 없네 말들이 많았지만, 앞서 언급한 애플이 보여준 수준 이상의 혁신과 창조는 이후 어떤 다른 회사에서도 아직까지는 보이지 않는 듯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잡스가 위대하다고, 애플이 대단하다고 말하는 게 아닐까 싶다. 물론 디지털 기기로만 한정해서 그 의미를 축소할 수도 있지만, 그 영향력이 사회 전반에 미친 바가 워낙 크고, 그것을 애플은 두 세기에 걸쳐 이루어냈다.

세상에는 많은 위대한 기업들이 있었지만, 인류 문명을 새로운 지경으로 인도한 기업은 그리 많지 않다. 특히 IT로 대표되는 현대 문명 속에서 애플의 영향력은 대단했다. 물론 그 근간에 있는 HP, Xerox, Microsoft, Oracle, Google 같은 기업들의 영향력 또한 엄청나기는 했지만 말이다.

여하튼, 21세기도 벌써 4 반세기가 지나고 있는 이 시점에, 이전처럼 안개처럼 희미하면서도 강력하게 구체화되기를 바라는 ‘무엇’은 과연 무엇일까? 애플도 Vision Pro 같은 것으로 그것을 실현하려 하고 있지만, 아직은 아닌 것 같고. OpenAI의 ChatGPT일까? 양자컴퓨팅이 뭔가 이뤄낼까?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로봇 같은 것일까?

잡스 같은 비저너리가 없어서일까? 무언가가 구체화되려는 시점이 다가오는 것 같긴 한데, 아직까지는 모르겠다. 그간 개발되고 상품화된 것들이 이전보다 대단한 건 맞지만,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고 채워져야 할 부분도 많아 보인다. 한마디로, ‘눈이 번쩍 뜨이는 무언가’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때에 잡스는 늘 “이거야!”라며 우리 눈앞에 들이밀었는데 말이다. 다른 어떤 회사들처럼 “너희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넣어봤어”가 아니고. 

아무튼, 조만간 내 눈을 번쩍 뜨이게 할 무언가가 오고 있는 것은 나만의 느낌일까?  뭐랄까, 이건 일종의 주기 같은 게 있는 게 아닐까 싶다. 마치 무어의 법칙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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