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인가, 공군기상장교로 군복무 중에 대대운영계장을 맡게 됐다. 여러 업무 중에는 대대장이 비행단장과의 점심 중 나눌 대화의 소재를 준비하는 것도 있었다. 군특기가 기상이다보니 주로 과학과 관련된 것이 많았다.

지금도 여전히 기억나는 주제 중에 하나는 요즘도 그렇지만 게릴라성 폭우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지구온난화에 대한 것이었다. 사실 대학 시절에 열심히 공부하지 않은 터라 개략적인것만 알고 있지 전문적인 내용은 알지 못해서, 직접 인터넷으로 자료를 검색하고 정리했었다.

지구온난화에 대해선 언론이나 방송에서 워낙 많이 떠들어놔서 대부분의 사람에게 새로울 것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 당시 자료를 조사하던 중에 의외의 사실들을 접하게 됐다. 그러면서 대학시절에 그냥 지나쳤던 전공내용들도 다시 떠오르게 됐다.

그 내용들이 이번에 읽었던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의 내용과 거의 유사하다. 사실 제목만 보면 지구온난화는 거짓이다라는 느낌이 강한데, 원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지구온난화를 부정하는 내용이 아니다. 오히려 이 현상은 최근에 나타난 독특한 현상이 아니라 태초부터 지구상에 존재해왔고 계속 순환되어온 기상현상이라는 것이다.


매년 우리는 태풍, 또는 여러 기상현상을 접하게 되고 그것은 그 다음 해에도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비슷한 시기에 어김없이 찾아온다. 이런 경우엔 주기가 1년씩이다. 또 우리는 엘리뇨라고 하는 기상현상을 많이 들어 알고 있다. 보통 이 경우의 주기는 3~7년 정도이다. 이와 같이 여러 기상현상들이 있고 거기에는 주기적 순환이 따른다. 즉 지구온난화라는 기상현상 또한 이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다.

지구온난화의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결정적인 증거자료는 없다. 환경론자의 주장은 인류의 발전과 동반한 이산화탄소의 증가가 주범이라고 하지만 이와 반대로 저자나 다른 많은 기상관련 학자들의 연구로는 이것도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또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다라고 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태양과의 연관성이다. 태양, 좀 더 정확히는 태양풍의 세기에 따라 지구로 유입되는 우주광선의 양이 조절되고 이에 따라 구름의 생성량의 증가나 감소와 같은 기후변화의 요인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지구는 온난기, 빙하기의 주기적 순환을 거쳐왔다는 것이다.

지구의 역사 중에도 현재 우리가 말하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파국을 맞은 적도 있다. 그 원인은 이산화탄소의 증가와 같은 현상이 아닌 외부 외계물질의 지구충돌로 인한 대폭발과 그로 인한 순간적인 대기온도의 급등. 이러한 예외적인 현상은 있었지만 적어도 이산화탄소의 증가만으로 파국을 맞이한 경우는 없었다고 한다.

따라서 현 시대에 지구온난화에 대한 우려는 지나친 감이 있으며 또 이로 인해 형성된 종교적 신념과 유사한 움직임들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결국 이런 일반적인 기상현상, 특히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에 대해 인간의 힘으로 개선하겠다는 것은 부질없다라고 하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현재의 기후는 온난기이므로 오히려 이 시기를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실례로 중세시대(1200~ 1500년)는 지금보다도 더 기온이 높았지만 이산화탄소의 영향과는 무관하며 오히려 높아진 온도와 맞물려 문화와 산업이 발전하는 배경이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

여기까지는 책 내용이 볼 만하고 유익하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후반부에 가면서 앞에서와 같은 순수한 학문적인 반론제기의 글 분위기에서 갑자기 방향을 틀어 환경론자의 주장을 폄하하고 또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의 이익을 너무 노골적으로 대변하기 시작한다. 사실 저자는 미국 기상학계를 대표하는 학자이기도 하지만 엑슨모빌의 연구원이기도 하다. 사실 이것만으로 그의 주장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 

그렇지만 현재 지구온난화와 그에 수반되는 정책이나 행동들은 너무 정치적인 느낌이 강하다. 정확히 규명되지 않은 불완전한 근거만을 가지고 몇몇 강대국들의 사익에 과학계나 사회전체가 한방향으로 몰려가고 있는 듯 하다. 앨 고어의 책에서 보면 저자와 같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기존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하는 산업들의 사익을 대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렇지만 환경론자들의 주장도 결국 알고 보면 신종에너지사업이나 정부의 연구예산등을 노리고 하는 경우도 상당하다는 점에선 양쪽이 다를 바 없을 듯 하다.


  • 여기서부터 실제 감상 --> ^^

이런 책을 대할 때 많은 사람들이 마냥 수긍하고 인정하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도 이 책은 읽는 이에 따라 극찬과 조소가 극명하게 나뉘는 책이다. 분명 앞서 말한 양쪽 진영의 사람들의 표현일 것이다. 그래도 외국의 경우엔 이런 주장, 저런 주장이 서로 자유롭게 개진되고 검토되면서 서로의 간격을 좁혀가는 경우도 볼 수 있는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뭐든 하나로 결정해버리는 경향-실례로 천안함?, 광우병?-이 강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런게 참 싫다. 분명 나와 다른 의견을 수용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걸 감내하면서 서로 소통하다보면 뭔가 바람직한 것이 나올 것도 같다.

뭐 이렇게 말은 하지만 나, 이런거 잘 안된다. 가정내에서도... 이런 건 생각만 해선 안되고 실행에 옮겨야 하는 것인데..... ㅎㅎ


지구온난화에속지마라과학과역사를통해파헤친1500년기후변동주기론
카테고리 과학 > 지구과학 > 기상학/기후학
지은이 프레드 싱거 (동아시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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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진실
카테고리 기술/공학 > 환경/소방/도시/조경 > 환경 > 환경이야기
지은이 앨 고어 (좋은생각,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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