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PC를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CPU는 Q8200로 했죠. E6600이 가격대 성능비 최상이다라는 말도 무시하고 쿼드로 간 이유는 GTA4때문.
기왕지사 업글하는거 좋아하는 게임에 사양을 맞추자라는 생각이었죠. 물론 나름 만족하구요.
그런데 어젠가 클리앙 및 IDG 등의 IT 새소식에서 윈도우7 xp모드 지원에는 CPU의 가상화기술 지원여부가 관건이다라는 기사를 접하게 됐죠. 처음엔 내 PC는 당연히 적용되겠거니 생각했지만, 왠걸요 지원안하더군요. 약간 당황스러운 것이 분명 가장 최근의 기술로 만들어진 CPU일텐데 말입니다. 좀 알아본 바로는 쿼드중에서도 엔트리급이라서 여러 기능을 뺐다고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드는 생각은 손해봤다라는 느낌이죠. 그 전까지 Windows 7 XP mode는 당연히 지원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특정 모델만 가능하다니, 이건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요? 이럴거면 뭐하러 돈 더 주고 쿼드로 했을까라는 생각 등등 말입니다. 클리앙에서도 이것때문에 자신의 제품을 가지고 한탄하는 듯한 리플들을 보게됐습니다. 저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었죠.
그러나 조금 더 곰곰이 생각해보면 웃기더군요. 사실 윈도우7은 xp로부터의 탈출, 그리고 비스타의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 않습니까? 자신이 파워유저, 하이엔드 유저라고 여긴다면 전혀 xp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죠. 물론 제가 이 급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 앞서가는 기술을 늘 갈망하는 입장이기에 말입니다. 당연히 집에 있는 PC에서 xp는 사라진 지 오랩니다. 처음엔 비스타의 환경에 아내고, 아이고 불만이었지만 어느 정도 설정을 맞춰주니까 이젠 잘 사용중입니다. 온라인쇼핑, 뱅킹, 게임 등등 문제되는 것 없습니다. 오히려 xp보다 개선된 환경에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맥북프로가지고 웬만한 업무는 다 하니까요. 물론 OSX만으로는 어려움이 있어서 Parallels와 같은 가상화기술을 이용해서 잘 사용하고 있죠. 그리고 이 경우는 전혀 다른 OS이기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다만 이 때의 가상화기술은 CPU의 가상화기술 지원여부와는 상관이 없습니다. 오로지 소프트웨어만으로 지원하는 것이죠. 윈도우7에서의 가상화기술은 하드웨어기반 지원이므로 장점이 많겠지만 소프트웨어 가상화기술 지원의 능력도 만만치 않거든요.
물론 아직 XP를 필요로 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집이 아니라 직장에서요. 전자문서 결재를 하려면 비스타보다는 xp가 낫죠. 비스타로 들어가면 별의별 에러메시지가 계속 떠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역시 민간의 기술을 정부가 못따라가는 격일까요? 물론 이런 현상태는 정부 스스로 자초한 것이긴 하지만요. 어쨌든 이것말고는 사실상 xp 필요없습니다.
역시 찬찬이 되짚어보니 제 CPU에서 가상화기술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제가 손해보거나 억울해야만 할 이유는 없는 것 같습니다. 간혹 이런 경우 있잖아요. 나름 돈 꽤 주고 좋은 제품 샀다고 생각했고 아무런 부족함 없이 잘 사용 중이었는데, 난데없이 웬 녀석이 나타나서는 이런저런 기능이 빠져있다라고 해서 괜시리 심사가 뒤틀리는 경우가 있죠. 사실 전혀 필요도 없으면서요. 하지만 왠지 나중에라도 필요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모락모락 피어나죠. 이럴 때는 상당기간 낭패감에 시달리곤 합니다. 왜 좀 더 신중히 판단하지 않았는냐라는 자괴감까지 들기도 하구요. 하지만 좀 더 지나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경우도 그러한 듯 합니다. 물론 CPU의 가상화기술지원이 XP가 아닌 전혀 다른 OS(리눅스, OSX 등등)를 지원한다거나 아니면 특정 목적을 위해 같은 계열의 OS 설치를 위한 경우를 위한 목적이라면 당연히 성격이 달라지죠. 그러나 오직 마소에서 던져주는 떡밥(XP mode)을 먹지 못해 안타까워 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낚시질 당하는 것 아닐까요?
괜히 생돈 더 들여서 CPU며 메인보드 갈아버릴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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