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을 쓴지도 10여년 가까이 되갑니다. 제 손을 거쳐간 맥도 여러대 되는군요. 

그때마다 그리고 OS 메이저 업데이트 때마 애플의 세심한 배려(?)로 처음 사용한 이후로 한번도 OS를 재설치한 적이 없었습니다. 마이그레이션(migration)이 타임머신과 맞물려 원활하게 작동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특별히 관리하지 않더라도 늘 쾌적한 수준의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에 클린설치와 같은 대작업은 생각할 이유가 없었죠.


그런데 최근 들어 어떤 이유에서인지 간헐적으로 강제 리부팅(또는 커널패닉)이 생겼습니다. 애플이 인정한 비디오 이슈에 해당하나 싶어 AS도 받아봤지만 해당사항은 없다고 합니다. 수행속도 같은 건 이상이 없다고 여겨졌지만 몇년간 과거 OS로부터 쌓여온 legacy들의 영향도 있다고 여겼습니다. 물론 정확하게 파악한 것은 아니지만 수십년간 이런 기기들을 다뤄오면서 쌓은 감이라고 여깁니다. 여하튼 OS를 새로 설치해야 겠다고 마음은 먹었지만 그게 쉬운 일이 아니죠. 타임머신으로 복원할 수 있지만 그건 Legacy 파일들에 대한 정리가 아니기 때문에 완전히 새로운 설치가 필요했습니다. 

새로운 설치는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개인적인 파일들과 사용중인 어플들을 일일히 다시 넣어주어야 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사진, 음악, 문서, 영상 등은 별도로 백업 받아야 하고, 어플들은 일일히 목록을 만들어 두어 재설치를 해줘야하는 등 일일히 손봐야 할 게 많습니다. 쉽지 않은 이야기이죠. 저처럼 쌓아둔 자잘하고 소소한 세팅이 많으 경우에는 특히나 더 말입니다. 

(나름 준비 했어요.)


아무튼 나름 철저한 준비를 해다고 여기고  OSX 10.10(Yeosemite)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따로 저장해 놓은 개인 파일들을 다시 설치했습니다. 여기서 예전과 다르게 맘 편한 점이 있었는데 그건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제 경우에 음악은 iTunes Match, 사진은 Photo, 그리고 상당수 문서나 기타 파일들은 Dropbox와 Google Drive를 이용하여 손쉽게 복원했다는 점이죠. 좋은 세상입니다. 영상이나 개러지밴드 파일같은 것만 다시 저장해 준 정도가 실제 작업의 다입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벌벌 떨며 힘들어 할 일은 아니었던 거죠. 

정리하자면
* 전원 켜고 option + R로 요세미티 재설치
* 설치 중에 iCloud 계정입력 : 메일, 사파리, 일정, 할일, 메시지 등등의 세팅은 이걸로 다 복원.
* 음악 : iTuns Match로 복원
* 사진 : Photo로 복원
* 앱 : App Store에서 상당수 재설치(좋죠?), 그 외엔 메일을 통해 라이센스 확인하고 재설치.
* 문서 및 영화영상 등은 클라우드 서비스와 별도로 받아둔 것으로 해결.

이렇게 해서 클린설치는 완료했습니다. 뭔지는 몰라도 깔끔해진 느낌.  

(완료 된 후 전체샷)





아이폰6는 알흠답습니다. 거기에 곡면 처리된 앞면 유리의 스와이프 느낌은 정말~

그래서 웬만한 케이스는 눈에도 안 들어오고, 더구나 그 스와이프 할 때의 느낌이 죽어버려서 영 관심이 안 가더군요. 하지만 매끈한 재질 때문인지 아이폰을 놓쳐 떨어뜨릴 것 같다는 두려움이 상존했습니다. 결국 케이스를 하기는 해야겠다 싶은데 마땅한 녀석은 아무리 찾아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예전 아이폰5 시절에 입소문으로 듣기만 하고 상표명을 몰라 찾지 못했던 그 케이스를 찾았습니다.

SHUMURI http://shumuri.com/products/slim-case-iphone-6 (제품 홈페이지)




두께가 0.35mm 초박형입니다. 색상은 투명, 그레이, 블루가 있습니다. 제 폰은 화이트라서 투명으로.


(뽀샵 능력은 미천하므로 양해 바랍니다.)



사실 올려놓고 보니 케이스 했나? 싶을 정도로 얇고 부피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각적으로 말이죠. 위 사진도 제가 포토샵 처리 능력이 탁월하지 않은 면도 있지만 케이스를 했는지 거의 느껴지지 않죠? 아무튼 케이스는 제품 보호라는 일차적 의무가 당연한데 이 정도 두께니 그게 과연 가능할 런지 의문이 듭니다. 그래도 긁힘과 같은 것으로부터는 보호는 하겠죠.



다음으로 이 케이스다!라고 결정한 동기인 그 스와이프 느낌의 존재!



살아 있습니다!!!



아이폰6는 바로 이 느낌이 절반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매끈한 뭔가를 만지작 거리는 듯한 촉감. 대만족입니다. 앞으로 계속 이 케이스는 살아남을 것 같습니다. 물론 그 어떤 케이스도 눈에 안 들어올 테구요. 














편한가계부 (+PC Editing) by Realbyte Inc.

https://appsto.re/us/ALrQH.i




평소에 자주 쓰는 앱이라서 그간 필요한 점(특정 카테고리 일정 금액 이상 지출 시 경고알림, 아이폰6,+ 해상도 지원)을 보냈더니 바로 답이 왔음. 앞으로 버전업을 기대함.




맥을 쓰다보면 OS를 종료한다는 것에 대해 무감각해지게 된다. 맥북이라면 그냥 덮어버리면 되고, 아이맥이라면 그냥 두면 알아서 잠드니 말이다. 사무실이나 집에서 쓰는 Windows 7은 맥과 함께 사용하면서도 늘 종료버튼 누르기를 잊지 않는데 말이다. 신기하기 그지 없다. 아무튼 그런 OSX이라는 운영체제를 쓰는 환경에선 사소하긴 하지만 몇가지 단점 아닌 단점이 존재할 수도 있는데 cache와 관련된 것이다. 돈(cash) 말고 데이터캐시.


트위봇(tweetbot)같은 앱은 쌓여가는 타임라인의 image와 같은 데이터를 계속 저장해둔다. 처음에는 얼마 안하던 데이터는 끄지 않고 쓰는 맥에서 며칠이 지나면 엄청난 용량을 소비하게 된다. 단위가 기가단위. 실제로 요 며칠 전 분명 맥으로 저장한 게 없는 데 희한하게도 계속 용량이 줄고 급기야 남은 용량이 40G -> 10G 미만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하게 됐다. 원인이 뭔지 몰라 분석툴을 이용해 확인해보니 tweetbot 혼자서 20기가 가까이 처드시고 계시더군. 물론 그런 경우에 트위봇의 설정에서 캐시를 삭제하는 게 있으니 그걸로 해결하면 되지만 매번 그러려니 귀찮다. 결국 뭔가 자동화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맨 처음 찾은 것은 Automator. 분명 방법은 있는 듯 한데 찾지 못했다. 그 다음은 구글링으로 관련 앱을 찾기. 역시 해당 앱들이 있었으나 죄다 유료 인데다 한 가지 용도만으로는 담고 있는 기능이 많고 해서 비효율적인 듯. 더 검색해보니 애플스크립트가 남았다. AppleScript. ^^;


이쪽은 손도 안댔는데 무슨 스크립트? 그나마 background 가동에 대한 스크립트가 간단히 소개되고 있길래 바로 가져다 썼다.


delay 10

launch application "Tweetbot"

delay 7200

quit application "Tweetbot"


위 네 줄을 애플스크립트 편집기를 열어서 어플리케이션으로 저장하면 끝난다. 그리고 그 스크립트 파일을 실행하면 10초 후 트윗봇이 실행되고 2시간 후에는 종료. 타이밍을 줄여서 20초 뒤에 종료되도록 테스트 해보니 잘 된다. 그런데 재시작을 안하네? 그래서 다시 라인 추가.


repeat

delay 10

launch application "Tweetbot"

delay 7200

quit application "Tweetbot"

end repeat


그렇게 바꾸니 종료했다가 다시 시작. 캐시는 앱이 종료되고 재시작하면 자동으로 비우니 용량을 잡아먹으려는 간악한 시도는 차단. ^^;

그런데 한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기능은 잘 되는데 하단 독에 스크립트 아이콘이 떡 버티고 있는 것. 한 번 실행되면 더 이상 건드리지 않을 앱 인데 화면 상 공간을 차지 한다는 게 용납이 안돼! 역시 애플스크립트로 해결할 수 있나 했더니 그럴 필요까지는 없었다.


먼저 해당 스크립트 파일을 우클릭 한 후 '패키지 내용 보기'를 누르면 파인더가 열린다. 그리고 'Contents' 폴더를 열어주면 info.plist가 나오는데 이걸 편집하면 된다. 대게 xcode를 이용하게 될 텐 데 열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온다. 그리고 빨간 사각형의 라인 하나를 추가해주면 된다. 백그라운드로 돌리는 것에 대한 내용이다.



이렇게 하면 트윗봇은 2시간마다 재시작 하고 캐시는 자동 삭제되고 다시 쌓일 것이다. 2시간마다 되는 지는 '활성화 상태'에서 해당 앱의 CPU 사용 시간을 확인 해보면 된다. 


(사용 시간 11분임을 확인)


간간히 이런 작업 하는 거 재밌다. 삶의 활력소 같은 거라고나 할까? 




 



 

 http://www.cine21.com/movie/info/movie_id/40395

 http://www.yes24.com/24/Goods/12762298?Acode=101



태어난 아기가 뒤바뀐 줄도 모르고 수년간 기른 부모들. 그리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그 아기들을 고의적으로 바꾼 간호사. 영화 중간 료타(케이타의 아버지)는 그 간호사를 찾아가 '당신때문에 우리 가정은 엉망진창이 됐어' 라고 한다.


재앙이다. 

단순한 병원의 실수였다하더라도 큰 일인데, 알고 보니 고의적인 일이었다니. 게다가 이젠 그 시효 기간도 경과해버려서 처벌도 안된다라... 영화를 보면서 저걸 어째 야 하나 싶었다. 법이 문제네 어쩌네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최근 읽은 필립 얀시의 '하나님 제게 왜 이러세요'라는 책이 떠올려진다.


미국에 있었던 여러 총기사고 중 가장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이 희생된 샌디훅 초등학교 사건을 중심으로 대체 왜 이런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는가에 대해 하나님은 대체 그 때 무얼하고 계시는가에 대한 물음에 대한 책이다. 이 일만 아니라 사라예보, 일본 후쿠시마 등등의 많은 인재, 자연재해 가운데 벌어진 무고한 희생에 대한 근원적 물음이 이어진다.

최근에 우리에게도 세월호 사고로 많은 귀한 생명을 잃었다. 더욱이 이는 단순한 사고가 아닌 사회구조적인 문제의 총합이 사고로 터진 터라 대체 이걸 누구에게 모든 책임을 물어야 하는 가에 대해 우리나라는 혼란 가운데 있다.

필립 얀시의 책을 보면서 그런 처참한 현실 가운데 전능자는 개입하시지 않고 뒷짐만 지고 계시는 듯 하고, 범죄를 저지를 이들은 호위호식하면서 너무나도 잘 살고 있는 상황이라면 '대체 여러분은 어쩌겠는가' 라는 물음이 이어졌다. 그렇다고 그들을 하나하나 찾아가서 복수라도 하면 지금의 문제가 갑자기 원래의 행복했던 상태로 돌아가는가? 그나마 범죄자가 있으면 그렇기라도 하겠지만 자연재해는 또 어째야 하나? 대체 누구에게 그 문제의 책임을 지운단 말인가?


다시 영화로 돌아가서 료타는 이 문제에 대해 잘못을 한 병원, 범죄를 저지른 간호사, 실제 자기 자식 류세이를 기르고 있는 부모의 궁색한 모습, 지금의 자신의 모습같은 아버지 등등에게 그 책임을 지우려는 듯 하다. 똑바로 살아왔다고 여겼고 그리고 그 만큼 이루었으며 그래서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었는데 그 모든 것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되고 앞으로의 일도 어찌해야 할 지 앞길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상황에서 대체 어쩌라는 말인가?

논리적으로 따지면 원인들의 문제점을 해결하면 결과는 정확하거나 선한 결과가 나옴이 당연하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게다가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를 어찌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제도를 개선하거나 법에 의한 처벌같은 인위적인 방법으로는 이미 헝클어져버린 삶의 문제를 바로잡아줄 어찌할 방법이 없다.

영화에서는 아이를 맞바꾼 가정이 서로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여 알콩달콩 잘 살게 되었다 이런 결과를 말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문제를 던져준 이들을 단죄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아버지에게 받은 상처와 아픔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자기를 닮지 않아 실망스럽기만 했던 남의 아이를 다시 가족으로 감싸안는 것으로 끝낸다. 삶의 문제를 해결해야할 문제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 문제 그대로 삶속으로 끌여들여 녹이는 것으로.


필립 얀시도 하나님에 대해 동일하게 말한다. 샌디훅 사건의 부모들, 사라예보의 시민들, 후쿠시마의 희생자 가족들 가운데 하나님은 문제 가운데 상처받고 피 흘리는 그들 가운데서 함께 계시고 그들을 위로하고, 다독이고, 감싸안으셨다. 물론 그 하나님이 형체를 띄어 나타난 것은 아니다. 크리스챤이라 불리우는 이들을 통해서도, 또 교회의 이름으로도, 여러 모양으로 아픔 가운데서 움직이신다. 그렇다고 해서 문제가, 상처가 완전히 해결되고 아무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아픔은 그대로 기억되고 남아 있지만, 오히려 그 상처들로 인해서 서로를 다시 감싸고 안아주는 지렛대가 된다. 


여러 모양으로 고통을 겪는 이웃들이 있다. 세월호, 군폭력의 희생자... 많은 부모, 가족들이 힘들어하고 슬퍼하고 있다. 우리 사회는 어떻게 그들을 대하고 있나? 아니 스케일을 좁혀서 내 아이들, 내 아내에게는 나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가? 료타의 모습을 보면서 억지스런 웃음을 짓느라 힘들어하지 말고 힘 빼고 자연스럽게 삶을 대하라는 메시지를 봤다.


PS : 아역배우들이 너무 귀엽다. 특히 막내 야마토의 능청스러움은 내 둘째를 떠올린다. 그리고 일본의 배우들이 한국의 배우를 닮은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 계속 궁금했다.



TistoryM에서 작성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