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용돈이 오천원정도 남길래, 아내에게 '군것질'이나 할 까 하고 의향을 물었더니,
'절기 헌금을 잘 내면 재물복이 많데'라고 저에게 말하면서 헌금내라더군요.

'...재물복이....' , '....재물복이....' -..-;

머리를 한 대 맞은 듯이 멍했습니다. 저도 그렇고 아내도 그렇고 거의 모태신앙이나 다름 없고 학생시절부터 학생회며 청년회, 주일학교 교사에 찬양팀에 아무튼 여러모로 열심히 신앙생활 해왔다고 자부하는 터라 성경말씀도 웬만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었죠. 그런데 오늘 아내의 말은 좀 충격이자 어이가 없다라는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무슨 고리대금업자도 아니고 은행업 하시는 분도 아니고...'

물론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나니~ '라는 성경말씀처럼 타의나 나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순수한 감사의 마음과 헌물은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행위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고 또한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압니다.

그러나 아내의 그 말 한마디는 늘 '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삶 그자체이다'라고 여겨온 제 신앙과는 정면으로 부딫히는 것이라고 여겨졌습니다. 한마디로 말한마디로 기독교를 기복신앙으로 전락시켜버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절기헌금과 재물과의 관계를 알아보려고 했지만 성경에 딱 맞는 구절도 없는 듯 하구요. 하여간 제가 아는 하나님이 하나님의 전 부분을 가리키는 것은 아닐테지만 적어도 하나님이 절간이나 점쟁이집에서나 하는 그런 말을 하는 분이 아닌 것 확실한 마당에 마음이 참 쓰리더군요.

...... ㅜㅜ; 그래도 어쩝니까? 아내가 그래주기를 원하는 것 같아서 오늘 예배 중 헌금 시간에 그 돈 그냥 다 냈습니다. 물론 과거에도 헌금 일이백만원 내는 것이 아깝지도 않았었으니까 액수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때 제가 그 헌금을 하나님께 드렸을 때의 마음은 어떤 복을 구함도 아니었고, 대가를 바람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감사한 마음, 그리고 이 헌금으로 쓰여지는 곳에 대한 기대가 있었던 것이죠.

괜히 아내를 오해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내일 물어봐야겠어요.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괜히 물어보는 걸까요? 괜시리 분란만 일으킬 것 같다는 생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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