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북시리즈를 사용한지도 벌써 12~13년 되가는 듯 함.

처음에 화이트맥북(2008)을 쓰다가 1년 조금 지나, 유니바디 맥북프로(2009, 15), 그러다가 레티나 맥북프로(2012, 15), 그리고 현재 사용 중인 맥북프로(2017, 15 터치바)까지 매번 애플케어를 먹여줬다. 싼 비용도 아니어서 구매 비용의 10% 정도 되는 금액이라 보험이라 여기면서도 과연 얼마나 혜택을 볼까 싶었다.

물론 그 사이 맥세이프가 두 번인가 날아가서 무상교체한 적도 있고, 갑자기 정신을 잃은 맥북 프로를 허겁지겁 용산까지 가서 무상으로 되살려왔던 적도 있었다. 그렇더라도 큰 탈 없이 써온 터라 마지막 애플케어 구매 시에는 과연 이게 잘 하는 짓인가 싶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오랜 사용 경험에 보답인지 아니면 역으로 애플의 제품 QC에 문제가 생긴 건지는 몰라도 제대로 애플의 '케어'를 받았다.

이번 맥북프로는 영입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usb-c 포트 4개 중 하나가 작동 불량이 됐다. 바로 고쳐볼까도 싶었지만 나머지 세개로도 충분히 잘 돌아가니까 애플케어 종료 때나 고쳐볼까 하고 그냥 두던 중, 애플케어 종료일 한 달 앞두고 간만에 애플 가로수길에 예약을 걸어뒀다. 사실 그 때만 해도 간단한 체크로 해결될 줄 알았는데 정작 당일 가서 지니어스가 진단을 내린 내용은 아래와 같이 처리됐다.

<1차 수리 결과 및 비용>

처음에는 I/O보드 교체만 하면 될 것 같다 하더니 귀찮았는지 아니면 확실한 처리를 위해서였는지 로직보드까지 통째로 바꿔주었다. 사실 3년 이상 쓰게 되서 하판 열어 먼지제거나 CPU 써멀그리스 같은 거 보완해줘야하나 고민 중이었는데 한 번에 해결된 셈. 아무튼 비용도 애플케어 없었다면 99만원이었을 것이 무상처리됐다. 사실 99만원이면 애플이니 그런가싶지만 웬만한 중급 노트북 가격이다.

이때 지니어스가 했던 말이 있었다. 배터리가 82~4%를 오락가락 하는데 80% 미만이면 교체대상이니 애플케어 종료 전까지 막 굴려보라고 넌지시 팁을 줬다. 이런 멋지 지니어스같으니^^. 요리사가 싫어할 것 같은데 말이다. ㅎㅎㅎ 

아무튼 하루만의 수리 후 돌려받은 맥을 복원(로직보드를 교체하다보니 ssd까지 교체. 그래서 타임머신으로)하고 일주일 정도 정말 열심히 배터리 이용을 하고 있던 중, 문득 화면이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화면에 푸른 멍같은게 보였다. 사실 예전부터 느꼈던 것이었지만 그 때는 맥오에스에서 구현한 창의 투명도 효과인줄로 착각하고 있었다. 그 왜 있잖은가? 바탕화면이 흐릿하게 배경처럼 보이는거. 진짜로 상당기간 그런거로만 여겨왔다가 복원과정 중에 회색화면에 나타난 이상한 모습이 복원 후 같은 자리에 그대로 색깔만 바뀐 채 나타나니 그 때서야 문제를 파악한 것.

애플 상담사와의 채팅을 통해 캡쳐화면과 아이폰으로 찍은 화면을 비교해가면서 결국 두번째 수리 예약. 지난 주에 다시 한 번 가로수길로 갔다. 애플스토어가 국내 들어온 이후로는 공인인증서비스센터는 패스다. 용산의 '대화'도 여지껏 잘 서비스받았지만 그래도 역시 믿을 것 직영뿐. 

아무튼 두 번째 방문 시 또 다른 지니어스가 이것 저것 돌려보더니 화면 교체해야한다고 하더니 갑자기 지난 번에는(불과 2 주 전) 안 걸렸던 배터리의 건강상태를 보면서 의아하다며 뭐라했다. 정확하게는 아니어도 지난 번 지니어스가 배터리가 간당간당하더라라는 말을 했다는 거 정도만 말해줬다. 그 후 지니어스는 상판, 액정, 배터리(하판, 키보드 포함)까지 모두 교체하면 비용이 꽤 나오지만 애플케어가 있으니 무상이라는 말과 함께 하루 정도 걸릴 거다라고 하면서 수거 완료. 내 앞선 예약자는 애플케어가 없던 지 아니면 기간 만료된 듯(맥북 2017 이전 세대이므로) 했는데 액정 문제로 교체해야하지만 비용이 일백만원 이상일 거라 하는 말에 고민하던 걸 봤다. 하여간 그렇게 해서 처리된 결과는 아래와 같음.

<2차 수리 결과 및 비용>

이렇게 해서 총 비용은 230여만원이었고 애플케어 적용으로 전액 무료처리됐다. 그냥 하판 덮개를 제외한 모든 게 교체됐다. 사람 몸이 몇년에 한 번 사이클로 모든 세포를 교체한다고 하더니 딱 그런 케이스인 것 같다.

하여간 여지껏 애플 제품 써오면서 애플케어의 덕을 톡톡히 아니 그 정도 표현으로는 부족할 만큼 혜택을 봤다. 그냥 윈도우 노트북 고급형 한대를 구입한 비용정도. 물론 현 세대 cpu도 gpu는 아니지만 새 제품이나 다름없는 상태로 새로 쓰는 것이니 앞으로 몇 년 잘 사용해줘야겠음.

결론 : 애플 유저라면 애플케어 꼭 먹여주시길.

ps : 애플케어를 잘 적용했으니 고맙기는 한데 예전에는 별 탈없이 써왔던 맥북시리즈인데 최근 와서는 제품 자체의 문제가 있는 건가? 궁금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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